"트럼프 장남이 손대면 잘나가" 줄줄이 대박 나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3:1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이 불과 3개월 만에 미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달러(약 91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을 받아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참여한 사모펀드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잇달아 연방정부 계약을 수주하면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진=AFP)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벌컨 엘리먼츠’는 미 국방부 전략자본처(OSC)로부터 6억 2000만달러의 조건부 대출을 받게 됐다. 이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에 신설된 OSC가 제공한 금융지원 중 최대 규모다.

이는 총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 희토류 자석 공급망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민간 자금 5억 5000만달러(약 8100억원)도 추가로 투입된다. 희토류 자석은 드론, 잠수함, 전투기, 미사일 등 거의 모든 군사 장비와 첨단 산업 장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희토류 자석 공급망 확충 계획에는 벌컨의 사업 파트너인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도 참여한다. 미 상무부는 이번 계약을 통해 벌컨 지분 5000만달러(약 737억원)어치를 확보하고, 국방부도 벌컨와 리엘리먼트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받는다.

벌컨이 직원 30명의 신생기업인 데다, 트럼프 주니어의 벤처캐피털 ‘1789 캐피털’이 지난 8월 시리즈A(6500만달러)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지 3개월 만에 대규모 국방 계약을 따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1789 캐피털은 2023년 친(親)트럼프 인사들이 설립한 펀드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파트너로 합류했다.

FT 분석에 따르면 벌컨 외에도 1789 캐피털이 출자한 최소 4개 기업이 올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총 7억 3500만달러(약 1조 1000억원) 이상의 연방정부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기업은 규제 완화 등의 혜택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789 캐피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방산업체 안두릴 등 대형 정부 거래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에 이해충돌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캠페인법률센터의 케드릭 페인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들이 공직을 통해 재정적으로 이득을 얻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대출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이해충돌 그림자 아래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와 국방부는 한목소리로 “트럼프 주니어 또는 1789 캐피털은 계약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벌컨의 존 매슬린 CEO는 “트럼프 일가와의 접촉은 전혀 없었고 투자 규모도 매우 적어 이사회 의결권도 없다”며 “정치적 지원과 무관한 공정한 경쟁 결과”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 측도 협상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피치북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가 합류한 이후 1789 캐피털은 22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운용자산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 4700억원)를 넘어섰다. 기존 ‘앤티 워크’(anti-woke) 사업 중심에서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발맞춰 관련 산업으로 수익 기회를 넓히고 있다.

1789 캐피털 포트폴리오에는 미 공군으로부터 각각 1000만달러(약 147억원) 이상 계약을 체결한 로켓 추진 스타트업 ‘파이어호크 에어로스페이스’와 양자컴퓨팅 기업 ‘사이퀀텀’도 들어있다. 인공지능(AI) 기업 ‘세리브라스 시스템즈’는 올해 국방부와 4500만달러(약 663억원) 계약을 맺었고, 드론 제조사 ‘언유주얼 머신스’도 트럼프 주니어 지분이 포함된 상태에서 국방부로부터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