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저금리 시대 끝'…우에다 "중립금리 판단은 아직"(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6:57

[이데일리 방성훈 임유경 기자] 일본은행(BOJ)이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이번 긴축 사이클의 파급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인 중립금리 수준과 긴축 기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 인상설이 확산하면서 일본 내에서는 10년 만에 머니마켓펀드(MMF)가 부활하는 등 장기 저금리 체제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4일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의원회에서 중립금리에 대해 “경기 안정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여겨지는 범위를 좁혀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적정 금리 수준이다.

그는 이어 “정책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중립금리에 달려 있다”며 “추정치에 폭이 넓어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는 상태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은행이 결론을 내리면 관련 내용을 시장에 공유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우에다 총재가 지난 1일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게 통화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 정책 정상화 시점을 고심하고 있던 일본은행이 이번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사이클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린 뒤 10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동결한 바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전환 신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오랜 제로금리로 일본 투자자의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국채·기술주·가상자산 등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왔는데 일본 금리 인상으로 다시 이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금융 시장을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우에다 총재의 발언으로 일본의 긴축 사이클 종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게 됐다.

일본 내에서도 금리 정상화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다. 장기간 판매를 중단했던 MMF(머니마켓펀드)가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 대표적이다. MMF는 단기 국채와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하는 투자신탁이다. 위험이 낮으면서도 보통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 일본에선 2016년부터 시행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MMF 판매를 중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은 내년 단기 국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MMF를 재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MMF 판매를 재개하는 금융사는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수년 내 3000억엔(약 2조 84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은 과거에도 다양한 MMF를 제공해 왔으며 데이터가 남아 있는 2005년 말 이후 최대 운용 잔액은 4500억엔(약 4조 2600억원)이다.

이번 MMF는 기존 상품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할 수 있도록 운용 자산 수익권(내 몫을 가질 권리)을 ‘토큰화’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최근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투자가 급속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대응이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은 MMF 이외 투자신탁에 대해서도 토큰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금리 상승과 함께 다른 금융사들도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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