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끌어안은 푸틴·모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5일, 오전 07:2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만에 인도를 국빈 방문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공항까지 나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서 나른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4년만에 인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끌어안고 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도착해 1박2일 간의 인도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 직접 나와 오후 7시 10분께 전용기에서 내린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2021년 12월 이후 4년 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J)에서 전범으로 규정된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 국가이나 공산권 국가를 제외한 나라로의 해외 순방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 동맹이라고 보기 어려운 인도 방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모디 총리는 이날 저녁 푸틴 대통령을 위한 비공개 만찬을 주최할 예정이며 5일에는 총리 관저에서 정상 회담을 한다. 회담 종료 후 두 정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방 및 무역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인도는 러시아의 최신형 전투기를 구입하고 방공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양국은 2020년 80억달러였던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10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와 인도의 밀착은 두 국가가 미국과 외교적으로 미묘한 상황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벌인 지 이틀 만에 인도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만난 것은 각종 제재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미국 및 유럽의 노력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전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들어 관계가 경색됐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 비중은 2.5%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35%까지 늘어났다.

영국 BBC는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모디 총리에게 어느 때보다도 큰 의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인도의 지정학적 자율성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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