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실장이 사퇴로 이번 갈등 해결의 열쇠는 성희롱 사건으로 기소된 양우식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국민의힘·비례)의 거취 결정에 달리게 됐다.
지난 4일 경기도지사실을 항의방문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조혜진 비서실장(왼쪽 첫 번째)이 대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는 이어 “임명권자인 지사님의 부담을 더는 드릴 수가 없었다. 애초에 직에 연연한 적은 없다”라며 “양우식 운영위원장과 관련된 문제는 도 공직자들의 자존감과 직결된 것이다. 도의회에서 책임 있게 해결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혜진 실장은 지난달 19일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에서 벌어진 행정사무감사 수감 거부 사태의 당사자 중 한 명이다. 당시 의회운영위 소관 부서인 도지사 비서실과 보좌기구, 대변인실 등 공직자 일동은 “양우식 의원님이 진행하거나 참석하는 행감 출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감 보이콧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런 도 집행부의 수감 거부에 경기도의회에서 김동연 지사의 사과와 조혜진 실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준예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갈등이 심화됐다.
이에 조 실장은 같은 달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모든 원인은 성희롱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국민의힘 양우식 도의원, 한 명 때문”이라며 양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조 실장의 양 위원장 공개비판 이후 도의회 국민의힘은 단체행동에 돌입했으며, 현재 도의회의 내년도 경기도 예산안 심의는 멈춰선 상태다. 아울러 김동연 지사의 사과와 조 실장 사퇴, 복지 예산 복구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던 백현종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구리1)은 지난 4일 밤 건강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내년 준예산 상황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조 실장이 이날 사의를 밝힘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면할 가능성이 생겼다.
남은 문제는 양 위원장의 거취다. 양우식 위원장은 지난 5월 9일 ‘저녁에 이태원을 간다’고 한 운영위 소속 남성 직원에게 “남자랑 가냐? 여자랑 가냐?”고 물어본 뒤 “쓰○○이나 스○○ 하는 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 테고”라는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무고죄)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쓰○○’과 ‘스○○’은 모두 변태적 성행위를 일컫는 단어들이다.
경기도청 공무원 노조 등은 사건 이후 양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도 이 사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조혜진 실장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직서를 제출한 만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양 위원장도 입장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