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월가가 가장 주목하던 ‘잔여 이행 의무’(RPO,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미래 계약의 가치)도 523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38% 폭증했다. 전분기(4550억달러)보다 확대한 것은 물론 애널리스트 예상치(5020억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신규 계약 상대도 메타 플랫폼스·엔비디아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됐다.
하지만 오라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1% 이상 급락했다. 데이터센터 투자액을 150억달러로 증액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투자자들은 오라클이 RPO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기 위해선 향후 수년간 수백억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해야 하며, 이에 따라 상당한 부채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8월 기준 오라클의 단기·장기 부채 총액은 1116억달러로 전년 845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어도비도 이날 호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어도비의 2025회계연도 4분기(2025년 9월~11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한 61억 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61억 1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조정 EPS 역시 5.50달러로 컨센서스인 5.40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어도비의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0.35% 하락한 데 이어, 장 마감 후 거래에서 0.8% 추가 하락했다.
어도비는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어도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역설했으나, AI 제품 수익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어도비 주가가 올해 22% 하락한 것도 같은 이유다.
마켓워치는 “오라클과 어도비의 실적 발표는 AI 관련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전환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인 실적도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