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원전 르네상스 美·日 속도전…전력 부족한 韓선 되레 딴지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후 09:38

[이데일리 김윤지 김형욱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전력 수요 폭증에 따라 세계 각국이 원전 속도전을 펴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집중하면서 자칫 원전 산업을 소홀히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생성형AI 열풍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지 못해 자칫 전력 대란을 불러올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1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AI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사용량은 약 13.5TWh(테라와트시)로 이는 울산시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다. 생성형AI 수요 증가로 2030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내 전력 인프라 확충은 미흡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보고서에서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만 732개다. 예상 소요 계약전력(한전이 고객에게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전력) 용량은 4만 9397㎿에 달한다. 이 용량은 지난 2022년 기록한 최대 전체계약전력(9만 4509㎿)의 52% 수준이다. 즉 1년 동안 전 국가가 사용하는 전력의 절반 가까이 데이터센터에 공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린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1GW(기가 와트)의 전기가 필요한데 이는 원전 1기 용량이다. 쳇GPT-3 모델만 해도 이를 훈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약 1.3GWh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는 10만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발 전력 수요가 치솟으면서 2022년 417GW였던 원자력 발전 용량은 2050년 916GW로 두 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경쟁국이 AI, 차세대 반도체, 전기차 등 신성장 산업에 충당할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산업 부활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한국만 전 세계적인 흐름에 비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신규 원전 2기에 대한 공론화를 언급했다. 공론화 핑계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각국이 AX(AI전환)을 위해 운영을 중단한 원전도 되살리고 신규 원전도 늘리고 있다”며 “원전은 국내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기저전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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