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오라클 충격 속 다우·러셀 사상 최고…AI 투자 회의론에 기술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전 06:0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에서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와 러셀20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가운데, 오라클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촉발한 ‘AI 투자 회의론’이 기술주 전반에 조정을 불러오며 시장 내 강한 순환매가 펼쳐졌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 오른 4만8704.01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1% 상승한 6901.00을,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6% 하락한 2만3593.855에 장을 마쳤다.

카드회사 비자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상향 평가로 6.1% 급등하며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 지수는 장 초반 오라클 영향으로 하락했으나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반전했고,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오라클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고 향후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지출 계획을 대폭 늘려 제시하면서 10.8% 급락했다. 대규모 AI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지는 와중 부채 조달 비중이 높아지는 점도 우려를 자극했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는 1.6%, 브로드컴은 1.6% 하락하며 AI 대표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홈디포(1.8%) 등 경기민감주는 상승세를 보였고, 러셀2000 지수는 금리 인하 수혜 기대 속에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전략가는 “오라클의 부진은 AI 트레이드 전체에 대한 경고 신호와 같다”며 “수조 달러가 AI 투자에 쏠렸지만 실제 수익 창출 경로는 불확실하다. 오라클은 ‘탄광 속 카나리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일부 회전(rotating)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은 여러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매그니피센트 7’ 대형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애플(-0.3%), 알파벳(-2.3%), 아마존(-0.7%), 테슬라(-1.1%)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도 장중 9만 달러 아래로 밀렸다.

팬뮤어 리버럼의 수사나 크루즈 전략가는 “중반기에는 설비투자 증가 신호만으로도 시장이 들떴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오라클은 부채 기반 투자가 많아 가장 취약한 고리”라고 평가했다.

전날 연준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3.50∼3.75%로 낮추고, 국채시장의 준비금 확충을 위한 단기물 매입도 재개했다. 미 국채는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10년물 금리가 4.14% 수준으로 안정되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12월 첫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점도 채권 강세(금리 하락)를 뒷받침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플로리안 옐포 매크로 책임자는 “이번 금리 인하는 ‘매파적이면서도 성장에 우호적인(hawkish-but-bullish)’ 성격을 띤다”며 “인하 사이클이 이어지더라도 더는 자동적이지 않으며 이는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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