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국방 전화통화…中 레이더 조사에 "심각한 우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후 02: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중국 인민군 전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사진=AFP)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오전 6시부터 40여분 간 통화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레이더 조사 사건을 설명했다. 이번 통화는 중국의 레이더 조사 사건 이후 양국 장관급에서 처음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 장관은 중국군의 이번 행동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동아시아 긴장을 높이는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일본 주변에서 공동 비행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6일 발생한 중국의 레이더 조사 사안과 9일 중국·러시아 폭격기 공동 비행 경위와 일본측 대응을 헤그세스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실에 완전히 반하는 정보를 발신하고 있지만 일본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필요한 반론은 하되 냉정하게 대응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을 이어가고 내년 1월 미국에서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본 주변 해역·공역에서 경계·감시 활동을 차분히 계속하면서 어떠한 예측불허 사태에도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AFP)
주목할만한 점은 미 국방부가 전화통화 후 발표한 성명에서는 ‘중국의 레이더 조사’라는 표현 되신 ‘중국의 군사활동들’이라고 명시됐다는 점이다. 또 우려 표명 없이 양측 장관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침략 억지를 위해 양국의 결의를 강조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아울러 미 국방부는 이번 통화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6일 연설에서 일본 등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까지 국방비를 올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일본만큼 미국이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거나,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일본은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한 이후 활발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 10일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과도 잇따라 온라인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연대 및 지지를 호소했다.

이치카와 게이이치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지난 2일 프랑스 외교수석과 통화한 데 이어 10일에는 독일 총리실 외교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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