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이 새해 투자 전략으로 ‘매그니피센트’로 불리는 7개 대형 기술주보다 의료, 산업, 에너지 등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섹터에서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수익성을 갖춘 빅테크에 대한 투자는 ‘확실한 선택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빅테크 주가가 최근 몇 년 새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공격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지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오라클과 브로드컴 등 AI 대표 기업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런 경계심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반면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은 점차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매우 큰 ‘메가캡’ 기술주를 줄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업종과 중소형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최고 기술적 분석 책임자는 “매그니피센트7 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투자자는 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 같은 소수 대형 기술주만 쫓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기술 대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투자 수요를 억누르기 시작했고 내년 경제 성장 가속에 대비해 저평가된 경기민감주, 중소형주, 경제 흐름에 민감한 업종으로 자금이 순환하고 있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미 증시가 지난달 20일 단기 저점을 찍은 이후 러셀2000 중소형주 지수는 11% 상승했지만 매그니피센트7은 그 절반 수준인 5.5% 상승에 그쳤다. BoA의 마이클 하트넷 역시 “시장엔선 내년 경기 부양 기조를 선반영하면서 실물경제와 직결된 일명 ‘메인스트리트’ 중소형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빅테크를 제외한 종목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상위 7개 종목을 제외한 S&P493의 이익 증가율은 올해 7%에서 2026년 9%로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S&P500 전체 이익에서 상위 7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서 4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도 “대형 기술주는 여전히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소비재와 중소형주 등 새로운 영역에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도 투자 종목 확대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내년 한 차례 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마이클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S&P493 기업이 실제로 실적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웃도는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다”며 “고용과 물가가 안정적이고 연준의 완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내년에 S&P493에 강한 상승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