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5% 이상 기준 카스트 후보는 58.30%를 얻어 중도좌파 집권당 지지를 받은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 후보(41.70%)를 크게 앞섰다. 하라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며 “민주주의는 분명하고도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카스트에게 연락해 칠레의 미래를 위해 성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차 대선에선 하라 후보의 지지율이 카스트 당선인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우파 성향 후보가 잇달아 카스트 당선인 지지를 선언해 카스트 당선인이 결선 투표에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가브리엘 보리치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 핵심 쟁점이 된 범죄와 치안 문제 등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카스트 당선인은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3번째 대권 도전 끝에 당선됐다. 정치 경력 내내 강경 보수 노선을 유지해온 그는 범죄와 이민에 대한 강경 정책을 내세웠다. 카스트 당선인은 대규모 공공지출 삭감을 약속하면서도 공약 중에는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본뜬 경찰 조직을 만들어 불법 체류 이민자를 신속히 구금·추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는 참호를 갖춘 국경 장벽 건설, 모든 미등록 이민자 추방, 고범죄 지역에 군 배치 정책 등을 주장해 ‘칠레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그의 승리는 최근 중남미 전역에서 이어지는 좌파의 패배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볼리비아에선 약 20년간 이어져 온 좌파 정권이 물러나고 중도 성향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좌파 집권이 중남미 대륙을 휩쓸었으나 최근 수년 새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에서 우파 성향 정치인이 집권하는 등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의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중남미 경제 대국인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은 현재 좌파 정부가 이끌고 있다. 다만 카스트 당선인은 현재 의회 구조상 좌우가 분열돼 있어 상당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