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류 소용없네…태국, 캄보디아行 물자 차단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5일, 오전 10:5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태국이 태국만을 봉쇄해 캄보디아로 향하는 연료 및 군수 물자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복귀 주장에도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은 더 격화하는 모양새다.

13일(현지시간) 태국 군 공습으로 파손된 캄보디아 푸르삿 주의 한 다리. (사진=AFP)
14일(현지시간) 태국 언론 더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군부는 캄보디아에 연료 및 군수 물자를 운송·수출하는 선박에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했다.

태국 군부는 태국 선박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선박에 대해서도 캄보디아로 연료와 군수물자를 수출하지 못하게 막을 예정이다. 또 상선 및 어선으로 위장해 캄보디아로 연료 및 군수물자를 빼돌리는 선박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검문도 강화할 계획이다.

태국 해군은 “전략 물자 운송 선박에 대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캄보디아 항구 인근 해역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태국 군부가 캄보디아로 향하는 연료 및 군수 물자 차단에 나선 것은 캄보디아군의 전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다. 태국은 지난해 캄보디아로 22억리터의 연료를 수출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도 이날부터 태국과의 국경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 국경 카지노 등에서 일하다 분쟁을 피해 귀국하려던 태국인 약 3000명이 국경 검문소에 발이 묶였다. 태국은 “발이 묶인 태국인들이 국경을 넘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태국과 캄보디아가 다시 휴전으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양국은 이틀 만에 다시 충돌했다. 이달 7일부터 이어진 교전으로 이날까지 태국군 15명과 민간인 3명이 숨졌고, 캄보디아에서는 민간인 11명이 사망하고 70명 넘게 부상당했다. 태국은 캄보디아 군인 2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50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나섰다.

태국군은 공군 소속 F-16 전투기를 동원해 캄보디아 국경 인근의 카지노 건물과 석유 저장소 등을 폭격했다. 캄보디아 국방부에 따르면 태국군은 국경 인근 민간인 거주 마을을 향해 박격포와 포탄을 수차례 발사했다. 태국 해군도 캄보디아 꼬콩 주를 향해 20발의 포탄을 발사해 해변과 호텔을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해·공이 모두 동원된 국지전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7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이 태국군 초소를 향해 소화기 사격을 가해 태국 군인 2명이 부상당하면서 시작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측량한 817㎞ 길이의 국경선 가운데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점에서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7월에도 나흘 동안 무력 충돌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압박하자 휴전에 합의했다. 이후 10월 26일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나 한달여 만에 다시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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