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체감경기 4년 만에 최고…금리인상 전망 힘 실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5일, 오전 11:2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본 대형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올 4분기 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15일 일본은행이 공개한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 따르면 대형 제조업의 업황판단지수(DI)는 12월 기준 플러스 15로 집계됐다. 이는 9월 조사 당시 플러스 14에서 1포인트 개선된 수치로, 시장 중간 전망치와 일치한다. 해당 지수는 3개 분기 연속 개선됐으며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쿄 거리(사진=AFP)
업황판단 DI는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나쁘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을 뺀 값이다. 이번 12월 조사의 응답 기간은 11월 11일부터 12월 12일까지였으며, 응답률은 99%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된 데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엔저 흐름이 체감경기 개선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기계가 1포인트 상승한 플러스 17로 나타났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관련 업황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철강 업종은 3포인트 개선돼 마이너스 11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1포인트 하락한 플러스 9로 집계됐다.

대형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DI는 12월에 플러스 34로, 9월과 동일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플러스 35)와도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단칸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설비투자를 12.6% 늘릴 계획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12%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솜포 인스티튜트 플러스의 마사토 코이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이번 단칸 결과는 12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을 뒷받침한다”며 “경제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없는 한,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행은 미국 관세 정책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12월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다. 단칸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3개월 후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일본은행 내부에서 미국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완화가 체감경기를 개선시켰지만, 인력난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향후 경기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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