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잡자”…아마존, AI 조직 대대적 개편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전 10:5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아마존이 AI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모델·반도체 설계·양자컴퓨팅 연구 조직을 한 개 축으로 통합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핵심 인프라 서비스를 총괄해 온 검증된 리더 피터 데산티스에게 수장을 맡겼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AI 기술이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판단, 이 같은 AI 조직 재편성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이번 개편의 일환으로, 그동안 AWS 엔지니어링 조직을 이끌어온 피터 데산티스가 아마존의 AI 모델 개발(AGI팀), 반도체 설계 조직, 양자컴퓨팅 연구를 총괄하는 신규 그룹을 맡게 된다.

아마존은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알렉사 조직과 AWS에 분산돼 있던 AI 개발 기능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는 챗GPT를 구동하는 것과 같은 범용·최첨단 AI 도구를 만들겠다는 아마존의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였다. 이번 조직 개편은 여기에 더해 2015년 인수한 반도체 스타트업 아나푸르나 랩스까지 편입해 이 같은 전략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나푸르나 랩스는 AWS 전용 칩 설계팀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조직 개편은 아마존이 최근 자사 AI 훈련용 칩 ‘트레이니엄’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는 행보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아마존은 최근 오픈AI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트레이니엄 사용 조건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 ‘AWS 서밋’에서 최신 트레이니엄3를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와 비교해 전력 대비 성능(전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새 AI 조직을 총괄하게 된 데산티스는 1998년 아마존에 입사한 후 AWS에서 유틸리티 컴퓨팅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재직하며 대부분의 AWS 엔지니어링 조직을 총괄해왔다. 재시 CEO는 데산티스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한 한계 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온 검증된 리더”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오픈AI 출신 연구원이자 로보틱스 스타트업 코버리언(Covariant)의 창업자인 피터 아빌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팀을 이끌게 됐다.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강화 학습 분야에 대한 그의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은 AI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적합하다”며 “그는 로봇 공학 팀과의 협업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직 개편이 AI 반도체와 LLM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아마존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는 경쟁사인 구글, MS를 압도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AI 분야에선 같은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자체 개발한 반도체와 AI 모델의 채택 속도에서는 구글과 MS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초 대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56% 급등하고 MS 주가는 14% 상승한 반면, 아마존 주가는 약 1% 상승하는 데 그친 것도 AI 성과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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