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메드라인 주가는 공모가인 29달러 대비 약 21% 높은 35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41.4% 상승한 주당 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메드라인의 기업가치는 약 370억 달러(약 54조 6800억원)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 급등으로 스톡옵션 등 미래에 발행할 수 있는 주식까지 모두 포함해 계산했을 때 회사의 시장가치(완전 희석 기준)는 540억 달러(약 79조 8200억원)로 불었다.
메드라인은 전날 주당 29달러에 2억 1600만주 이상을 매각, 총 62억 6000만 달러(약 9조 25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기존에 계획했던 조달액 54억 달러(약 7조 9800억원)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투자 수요가 몰려 공모 규모를 애초보다 확대했다.
메드라인은 올해 초 상장하려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일정을 늦췄다. 이번 메드라인의 IPO는 지난 5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53억 달러·약 7조 8300억원)를 넘어서며 올해 세계 최대 규모 거래로 기록됐다.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 중에선 역대 최대 규모 공모로 기록됐다. 올해 미국에서 IPO를 진행한 대형 기업 상당수가 상장 직후 부진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1966년 설립한 메드라인은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필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수술용 장갑·마스크·메스, 휠체어 등 약 33만 5000종의 의료 용품을 제조·유통하고 있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대형 병원이다.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3000명이 넘는다.
제품 상당수는 아시아(중국·베트남·일본 등)와 멕시코 등 관세 영향권에 있는 국가에서 생산·조달하지만 수술용 장갑과 휠체어 같은 브랜드 의료기기 공급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상장은 사모펀드가 주도한 초대형 거래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사모펀드가 최근 몇 년간 보유 자산 매각과 투자금 회수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칼라일·헬먼앤드프리드먼 컨소시엄은 2021년 메드라인 지분의 과반을 340억 달러(약 50조 26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기준으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차입매수)이었다. FT는 “메드라인의 IPO는 4조 달러(약 5912조 4000억원) 규모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받은 기업에 대해 월가 투자자가 얼마나 관심을 보이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드라인은 올해 9월 27일까지 매출 206억달러(약 30조 4600억원), 순이익 9억 7700만달러(약 1조 4450억원)를 기록했다. 공모대금은 모두 약 170억 달러(약 25조 1380억원) 규모 부채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메드라인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짐 보일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 본사 밖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