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핀란드 정치인들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왕관을 박탈당한 미스 핀란드에 대한 지지 차원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눈찢기’에 동참해 논란이 거세지자 핀란드 총리가 사과에 나섰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17일 주한핀란대사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근 일부 (핀란드) 국회의원들의 SNS 게시글로 인해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해당 게시물들은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한글로 작성됐다.

오르포 총리는 “핀란드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핀란드 정부는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핀란드는 언젠나 더 나은 사회를 지향한다”며 “정부의 각 국회 교섭단체 대표들은 일부 의원의 행위에 대해 논의했고, 교섭단체 대표들은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을 공동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핀란드 정부는 주중국 핀란드 대사관, 주일본 핀란드 대사관 SNS를 통해서도 각각 중국어, 일본어 성명을 게시했다.

논란의 시작은 2025 미스 핀란드 우승자였던 사라 자프체에서 시작됐다. 자프체는 미스 핀란드로 선정됐지만 SNS를 통해 눈꼬리를 잡아당기며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사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이달 11일 왕관을 박탈당했다.

이후 자프체를 지지한다며 강경 우파 성향의 집권 연립여당 핀란드인당 소속 유호 에롤라 의원과 카이사 가레데우 의원, 핀란드 유럽의회 의원인 세바스티안 틴퀴넨 등이 SNS에 손가락으로 눈꼬리를 잡아당기는 눈찢기 사진을 게시했다. 이들은 동양인 비하가 아닌 미스 핀란드 조직위원회를 조롱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