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는 합병과 별도로 TAE에 최대 2억달러를 투자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 이후 추가로 1억달러를 더 투입할 계획이다. 거래 종결 시점은 2026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합병 이후 통합 법인의 지분은 양측이 거의 절반씩 나눠 갖는다.
양사는 이번 거래가 트럼프 미디어의 자본력과 TAE의 핵융합 기술을 결합해 핵융합 발전의 상업화와 대형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 최고경영자(CEO) 미클 빈더바우어는 CNBC 인터뷰에서 “기술과 엔지니어링 역량은 이미 갖췄지만 마지막 퍼즐은 자본이었다”며 “이제 자본과 기술이 결합됐다”고 말했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장 초반 한때 35% 이상 급등했다. 다만 연초 이후 주가는 여전히 약 60% 하락한 상태다.
통합사는 규제 당국 승인을 전제로 2026년 미국 내 50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부지를 확정하고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첫 전력 생산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이후 350M~500MW급 발전소로 확대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원리로 원자를 결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원자력 발전(핵분열)과 달리 장기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수십 년간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업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실험실 수준의 핵융합 점화는 2022년 말 처음 성공했다.
그럼에도 빈더바우어는 “이제 안정적으로 핵융합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미디어 CEO 데빈 누네스는 “핵융합은 1950년대 상업용 원자력 이후 가장 극적인 에너지 혁신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공급을 늘려 미국의 AI 경쟁력과 제조업, 국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네스와 빈더바우어는 통합 회사의 공동 CEO를 맡고, 누네스는 기존 트럼프 미디어 브랜드 운영을 계속 총괄한다.
이번 투자는 AI 붐으로 미국 전력 회사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 10월 핵융합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AI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지 않겠다며 에너지·전력 인프라 확대를 강조해왔다.
1998년 설립된 TAE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핵융합 기업 중 하나로, 알파벳과 셰브론 등으로부터 13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이사회에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핵융합 상업화까지는 여전히 기술적·재정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TAE 역시 아직 발전소 부지 선정이나 전력 판매 계약을 확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AI 시대 전력난을 겨냥한 장기적 베팅으로 평가하는 한편, 핵융합이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