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美물가 둔화에 증시·채권 동반 반등…S&P500 5일 만에 상승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전 06:2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물가 지표와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강력한 실적 전망에 힘입어 반등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면서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산타랠리’를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배치돼 있다. (사진=AFP)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4% 오른 4만7951.85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9% 상승한 6774.7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8% 오른 2만3006.36에 장을 마쳤다.



정부 셧다운의 영향으로 통계 왜곡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가 2021년초 이후로 크게 낮아진 점을 반겼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이날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크게 밑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2.6%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물가는 전년 대비 1.4% 상승해, 8∼9월의 1.5%보다 둔화됐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제3자 데이터를 활용해 월간 변동을 산출했으며, 신차 가격은 0.2% 상승했고 중고차 가격 상승률은 둔화됐다.

서비스 물가도 진정 조짐을 보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3.0% 상승했으며, 항공요금과 호텔 숙박비는 오히려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주거비·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2.7% 상승해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었던 주거비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로,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번 물가 지표는 지난달 미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 처음 발표된 CPI다. 셧다운 여파로 10월 물가 지표가 아예 발표되지 못했고, 11월에도 일부 가격 데이터 수집이 지연되면서 지표 왜곡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수치를 인플레이션 추세 전환의 확정 신호로 해석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3.5bp(0.035%포인트) 내린 4.116%를 기록 중이다. 달러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서 움직이고 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는 “11월 물가의 예상 밖 둔화는 연준 내 비둘기파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했다”며 “데이터 왜곡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연간 물가 상승률의 급락은 연준이 고용 둔화에 대응하지 않을 명분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플랜트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는 “이번 CPI의 의미는 정책 결정자들이 통계의 정확성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인플레이션 소식이 긍정적이며 추가적인 연준 완화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의문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어 1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장 정책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다음 달 발표될 12월 CPI를 더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는 “이번 물가 지표는 노이즈가 크다”며 “연준은 12월 CPI를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소폭 키우는 데 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26%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24.4%)보다 소폭 상승했다. 2026년 중반까지는 한 차례 이상의 인하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는 “연준은 ‘관망 모드’에 있다고 했고, 오늘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지만, 추가 금리 인하의 문을 조금 더 넓혀줬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 상승을 주도한 것은 마이크론이었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하며 주가가 10.1% 급등했다. 최근 조정을 받았던 엔비디아(1.9%), 브로드컴(1.2%), AMD(1.5%) 등 인공지능(AI) 관련주 전반에도 다시 매수세가 유입됐다. 알파벳(1.9%), 마이크로소프트(1.7·), 아마존(2.5%), 메타(2.3%)도 상승했고 테슬라는 3.5% 급등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는 향후 12~18개월간 AI 관련 투자 지출이 매우 크고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며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테마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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