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저하 우려' SK케미칼 제약사업, 미오새서 백조로 탈바꿈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전 08:41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SK케미칼(285130) 제약사업이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SK케미칼 제약사업은 한 때 그린케미칼 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익 기여도가 낮다는 이유 등으로 매각이 추진되며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초 도입한 소염진통제와 통증치료제가 조인스 등 주력 제품인 천연물 의약품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경쟁력 저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추가적인 신약 도입 등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비아트리스 3개 도입 제품 자사 천연 의약품과 시너지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 제약(Pharma) 사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6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매출이 3672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것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SK케미칼 제약사업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예정이다.

SK케미칼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신약 도입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은 지난 3월 비아트리스코리아와 △리리카 △뉴론 △쎄레브렉스 등 3개 제품에 대한 유통과 판매 계약을 체결한 뒤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SK케미칼은 △리리카 △뉴론틴 △쎄레브렉스 등에 대해 전 병원 대상 유통과 300병상 미만의 병·의원 마케팅을 맡고 있다. 300 병상 이상의 종합 병원 마케팅은 비아트리스 코리아가 담당하고 있다.

리리카는 말초와 중추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뉴론틴는 뇌전증과 신경병증성통증 치료로 허가받았다. 쎄레브렉스는 소염진통제로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3개 제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처방액)은 총 570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제품들이 골관절염 치료 천연의약품 조인스 등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통증치료제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SK케미칼이 개발한 국내 천연물 의약품 1호 조인스는 지난 9월 건강보험 급여 재평가 결과 적정성을 인정 받아 안정적인 처방 기반을 마련했다.

조인스는 600여가지의 천연물 중 과학적인 스크리닝을 통해 항염 및 항산화 효과를 가진 3가지 생약 위령선, 괄루근, 하고초를 주성분으로 구성됐다. 조인스는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물 골관절염 치료제 중 최초로 누적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조인스는 2002년 출시 후 22년간 누적 16억정이 처방돼 한해 평균 7000만정 이상이 처방됐다. 조인스는 관절염 치료에 증상 개선 약물로 장기간에 걸쳐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 약 1400억원 규모의 시시도아(SYSADOA, Symptomatic Slow Acting Drugs for Osteoarthritis) 계열 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생약성분 치료제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조인스는 천연물을 주성분으로 개발된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염제와 동등한 통증감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조인스는 임상 연구 등을 통해 소염ㆍ진통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속쓰림 등 주요 위장관계 부작용은 유의하게 낮추는 결과도 확인됐다.

조인스는 기존 소염진통제와 달리 장기간 복용하면 증상 완화 뿐 아니라 질환의 진행 자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조인스 매출은 2023년 297억원, 지난해 309억원을 기록했다. 조인스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51억원을 나타냈다.

SK케미칼 특허 기술로 은행잎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 제조한 기넥신은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관을 확장시킨다.최근 은행잎추출물 성분이 혈액순환 개선 효과 외에도 기억력 감퇴 개선 및 집중력 저하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서 기넥신의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넥신은 앉았다가 일어설 때 발생하는 기립성 어지럼증과 최근 부각되고 있는 디지털증후군의 대표 증상인 기억력 감퇴와 이명 등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기넥신의 매출은 △2023년 506억원 △지난해 509억원 △올해 3분기 주넉 기준 416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은 비아트리스코리아의 3개 제품 외 추가적인 신약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 사모펀드 등 대상으로 매각시도했다가 중단



SK케미칼 제약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경쟁력 저하 우려는 가라앉고 있다. 앞서 SK케미칼은 2023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진행해온 제약사업 매각을 시도했다가 중단했다.

SK케미칼은 2022년에도 제약사업 매각에 나섰다가 철회했다. 당시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세 곳의 원매자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케미칼은 제약사업 매각 후 차세대 성장동력인 친환경 소재 등 그린케미칼 사업부에 대한 대규모 투자 청사진을 그렸다. 제약사업 매각을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그린케미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SK케미칼 제약사업이 살아나면서 해당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SK케미칼은 매각 중단 당시 대내외 여러 변수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SK케미칼은 기넥신·조인스 등 주력 제품을 바탕으로 근골격계 및 신경정신과 중심의 특화 전략을 통해 고령화시대에 수요가 늘어나는 제품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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