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면세구역, 中 하이난 하루에 1천억원어치 수입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전 11:1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사실상 하이난섬 전체를 세관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무관세 혜택을 바라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특별구역 지정 첫날부터 1000억원 이상의 수입이 이뤄지는 등 중국의 자유무역 허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하이난성 싼야의 국제면세쇼핑센터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하이난성 인민정부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봉관’(封關) 운영에 관한 공고를 통해 전날부터 관련 정책을 정식으로 시행했다.

봉관이란 특정 구역을 독립 세관 구역으로 분리·운영한다는 의미다. 이곳에선 통관절차를 크게 간소화하고 수출입 제한·금지 목록이나 수입세 징수 목록에 오르지 않은 품목에는 무관세를 적용하게 된다.

이번 봉관에 따라 하이난 전역 8개 대외 개방 항구 및 10개 2선 커우안(통상구) 관리 시설이 모두 특별 세관 구역이 됐다. 하이난섬은 면적이 3만㎢에 달하는데 이는 벨기에 전체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봉관 시행 후 무관세 품목 수는 기존 약 1900개에서 6600개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무관세 적용 대상 품목 비중은 21%에서 74%로 증가했다. 또 하이난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부가가치 가공 정책에 따라 장려 산업 분야 기업들이 수입 원자재를 사용해 하이난에서 가공한 제품은 부가가치가 30%를 넘으면 중국 본토에 무관세로 판매할 수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봉관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18일 첫 번째 무관세 물량이 통관을 마쳤고,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이 하이난에 사업장을 설립했으며 하이난 국제선박등록국에서 소유권 증명서를 발급받은 선박 3척이 접수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드러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봉관 시행 첫날 하이난 항만에서 원유, 의료기기, 항공 자재, 식품 원료 등 무관세 품목이 수입됐고 총수입액은 5억위안(약 105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하이난의 면세 특별 구역 지정은 이곳을 자유무역 허브로 키워 기업의 투자와 유치를 독려하려는 정부 차원의 정책이다. 이번에 면세 범위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중국의 개방개혁 정책을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잠본그룹 자회사 하이난 잠본 제약은 하이난 성도 하이커우 신하이 항을 통해 처음으로 물품을 선적한 기업 중 하나다.

회사 공장장인 시안 하이옌은 GT에 “통관 및 물류 전반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최근 몇 년간 규제 정책과 제도적 환경이 안정화되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훨씬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하이난 양푸 경제개발구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하나인 지멘스 에너지가 사업장을 설립했다.

컨설팅회사 EY의 남중국 지역 총괄 파트너 황인은 “2018년 하이난에 지사를 설립했는데 하이난 자유무역협정 시행 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의량을 고려해 모든 전문 서비스 라인을 하이난섬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저우미 선임연구원은 “경제 세계화 시대에 일부 국가들이 관세를 인상하고 무역 장벽을 세우는데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고위급 개방을 확대하고 전 세계 파트너들을 환영하며 발전의 결실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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