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 원' 日 고급 사우나 화재…'손잡이 고장'에 30대 부부 사망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후 02:1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일본 도쿄의 한 고급 회원제 개인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30대 부부가 사우나 내부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게티이미지)
17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T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오께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에 있는 회원제 프라이빗 사우나 3층 개인실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미용실을 운영하던 마쓰다 마사야(36)와 네일리스트인 아내 요코 마쓰다(37) 부부가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부는 사고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해당 사우나 개인실을 예약해 이용 중이었다. 그러나 입실 약 1시간 뒤인 정오 무렵 화재가 발생했고 연기 감지기가 작동하자 직원이 소방서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사우나 출입문 인근에서 부부가 몸을 포갠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구체적인 사인은 불명으로 판정됐다. 다만 소사 또는 고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조사에서는 탈출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마사야 씨의 양손에는 피하 출혈이 있었고 사우나 출입문 유리에는 두드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고 당시 출입문 손잡이 안쪽과 바깥쪽이 모두 분리돼 바닥에 떨어지자 문을 열 수 없어 실내에 갇혔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우나실 내부와 프런트 데스크를 연결하는 비상 호출 버튼 역시 작동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 직원들은 경찰에 “2023년경부터 해당 장치의 전원을 켠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사우나에는 사장과 종업원 3명이 있었지만 비상 버튼과 연결된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으로는 사우나실 내 난방 장치에서 수건에 불이 붙은 뒤 나무 벤치와 벽으로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안전 관리 실태를 조사 중이다.

숨진 마사야 씨의 지인은 현지 언론에 “몇 년 전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당 사우나는 이용 요금이 6만 엔(약 56만 8000원)에서 최대 39만 엔(약 370만 원)에 이르는 고급 시설로 알려졌다. 운영 업체는 성명을 내고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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