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갈등' 日다카이치, 트럼프와 정상회담 추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후 02:2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년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만 유사 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과 외교 마찰을 빚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일 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방미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일동맹을 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은 가능한 빨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애초 내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방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제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짧은 정상회담보다는 직접 미국을 방문해 경제와 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방위력 증강과 미일 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미일 관세협상 당시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약 813조원) 대미 투자 방안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광물 공급망 다변화 방안 등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으로 인한 중일갈등 국면에서 일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지난 12일 중국 함재기가 일본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은 일본과의 매우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았다.

일본 정치권에선 동맹인 미국이 일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것 자체가 타격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전에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마다 시게오 주미일본대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 대해 더 많은 지지를 표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대만 유사시 일본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가 최근 한 발 물러섰다.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 관련 밀접한 관계인 타국이 어디냐는 질의에 “미국 이외(의 나라)가 해당할 가능성은 상당히 한정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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