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BOJ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미리 시장에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향후 통화 긴축 시기와 관련해 명확한 지침이 제시되지 않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BOJ는 이날 성명에서 “여전히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라는 입장을 견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추가 금리인상은 느리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존 시각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분석을 제시했다.
키어런 윌리엄스 인터치 캐피털 마켓 아시아 외환 책임자는 “향후 금리 경로나 최종 금리에 대해 충분히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며 “우에다 총재가 앞으로 더 긴축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가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ANZ의 펠릭스 라이언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이 상승한 것은 시장이 아직 BOJ의 인상 속도·범위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내년 4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예상하지만, 내년에도 금리차가 여전히 엔화에 불리하게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D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 수석 전략가는 “엔화 약세와 주가 반등은 BOJ 금리인상 발표 전 시장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대비했던 것에 대한 되돌림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엔화가 더 약해지면, 우에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좀 더 매파적인 어조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OJ가 정책 변경 이후에도 실질금리가 상당히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최종 금리가 0.75%보다 높고 향후에도 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츠의 롱 렌 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추가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없고, 물가 전망에 대해 일부 정책위원이 이견을 낸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이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BOJ가 경기가 ‘과열’되도록 놔뒀다가 나중에 긴축으로 잡겠다는 현재 설정을 유지한다면, 나중에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위험이 커진다. 이에 시장은 BOJ가 뒤처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계속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MBC트러스트은행의 야마구치 마사히로 투자리서치 본부장도 “당분간 마이너스(음의) 실질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이 엔화 하락과 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엔화가 더 약해지면 오히려 시장이 금리인상 속도에 다시 의문을 품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엔화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선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이 상당히 매파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SEB의 유제니아 파본 빅토리노 아시아 전략 헤드 역시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긴축 속도 변화에 대한 신호는 없다”며 “시장은 빨라야 내년 6~7월 정도에 다음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지는 달러화 매입·엔화 매도”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152엔대까지 내려가려면 BOJ가 아니라 ‘달러화 약세’ 쪽에서 재료가 나와야 한다”며 “우에다 총재가 성명보다 더 매파적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긴축 속도에 변화가 없다는 점만으로도 환율이 157엔 쪽을 향해 갈 수 있다”고 짚었다.
정책과 정치의 미묘한 줄다리기도 변수로 꼽힌다. 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기무라 류타로 수석 채권 전략가는 “우에다 총재가 향후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이는 ‘엔저를 막기 위한 제한적 인상’만 허용하겠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의중과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엔저 압력이 다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엔저를 가장 싫어하는 다카이치 정권의 불만이 커져 오히려 BOJ에 추가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