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내년 점진적 금리인상 시사…"실질금리 여전히 낮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후 05:3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최종 금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금융 정세에 맞춰 계속해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아직 극히 낮은 곳에 있다”며 내년 이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인상 속도는 실질금리나 금융기관의 대출 동향 등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BOJ는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J의 금리인상은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우에다 총재는 “인플레이션율도 성장률도 하방 리스크가 낮아졌다. 임금과 물가가 함께 상승하는 메커니즘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를 인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타이밍이 늦어지면 나중에 매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 봄 노사 협상(춘투)에 대해서는 “기업의 대응 방침이나 BOJ 본점 및 지점을 통해 청취한 정보에 따르면 계속해서 확실한 임금 인상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은 계속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영향력이)줄어들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경기를 달아오르게도, 식히지도 않는 중립금리에 대해서는 “추정치에 상당한 편차가 있어 미리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금융정책 틀을 고려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필요에 따라 다시 추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BOJ는 중립금리가 1%~2.5% 사이에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최종 금리가 1.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금리인상을 포함해 BOJ가 2027년까지 총 네 차례 추가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우에다 총재는 이날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에 대해 “중립금리 추정치 하한과는 아직 조금 거리가 있다”며 앞으로도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추가 금리인상이 시야권에 들 것”이라고도 했다.

엔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가격 설정 행동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여러 위원들이 최근의 엔저가 근원 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번 금리인상은 “완화 정도를 조금 약화시키는 조작”이라며 “경제에 대한 지원은 계속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여전히 금융완화적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재정확대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다소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향후 파급 효과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BOJ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뒤 장기금리가 2%를 넘은 것에 대해 “단기적인 움직임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면서도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이 기본”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기동적으로, 경우에 따라 공개시장조작(오퍼레이션)을 실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은 BOJ의 금리인상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엔화 강세 조짐이 보이지 않는 현재 환율 흐름이나 일본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매력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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