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트럼프 연준의장 면접서 ‘긍정 평가’…후보군 4명으로 압축”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전 12:0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의 면접에서 고용시장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 부터 신뢰감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경제방송 CNBC는 1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준 의장 면접에서 긍정적인 평가(strong interview)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에서 진행됐으며, 대통령이 수요일 밤 대국민 경제 연설을 하기 직전에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댄 스카비노 부비서실장도 동석했다.

당국자들은 이번 면접에서 고용시장 상황과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금리 문제에서 대통령의 뜻에 따를 인물로만 찾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과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관심사는 금리를 포함해 전반적인 경제 현안에 걸쳐 있다는 얘기다.

현재 연준 의장 후보군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월러 이사, 블랙록의 릭 리더 등 4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이 가운데 리더는 연말 마지막 주에 마러라고에서 면접을 볼 예정이며,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싯 위원장과 워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면접을 마쳤다. 해싯 위원장은 베팅 시장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과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나는 경청받아야 할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월러 이사를 공개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그는 훌륭한 인물이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월러를 연준 이사로 지명한 바 있다.

다만 당국자들은 월러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가 최종 낙점된 유력 후보라는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 의장 선임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며,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연설에서 “나는 곧 연방준비제도의 차기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그는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을 믿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이유로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50∼100bp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당시 반대표를 던졌으며, 이후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그의 판단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1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9월 4.4%에서 4.6%로 상승했고, 고용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일한 적은 없다”며 고용 성과를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월러가 데드리프트로 350파운드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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