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틀째 상승세…올해도 산타랠리 오나[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전 06:3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증시는 2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다시 강세를 보인 가운데 대규모 옵션 만기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급등한 반면, 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산타랠리’를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배치돼 있다. (사진=AFP)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8% 오른 4만8134.89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8% 상승한 6834.5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1% 오른 2만3307.62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주간 기준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부채 부담 따른 급락세 멈추고…오라클 6.9% 반등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주가는 틱톡이 미국 사업을 오라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6.9% 급등했다. 오라클은 최근 부채 부담과 AI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압박받아 왔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도 3.9% 올랐다. 미 의회가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중국 판매 허용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엔비디아가 중국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AI 칩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도 7% 상승했다. 전날 회사가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하면서 AI 투자 둔화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이날 시장은 주가지수 옵션·선물과 개별 주식 옵션·선물이 동시에 만기 도래하는 이른바 ‘트리플 위칭’(triple witching)을 맞아 거래량이 급증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옵션의 명목 금액이 7조100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케니 폴카리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며 “거래량과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이는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AI 투자 과열 논란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조정을 받았던 증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2026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로이터)
◇뉴욕연은 총재 “11월 CPI, 기술적 요인으로 하방 왜곡 가능성”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용과 물가 지표를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혀, 연준이 최근 연속 인하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그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일부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10월에는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지 않았고, 11월 상반기에도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실무적·기술적 요인이 있었다”며 “그 결과 일부 항목에서 데이터 왜곡이 발생했고, CPI 상승률을 약 0.1%포인트 정도 끌어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곡의 정확한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12월 지표가 나오면 그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지연 통계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1%)를 하회한 수치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번 지표가 주로 11월 하반기에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대규모 할인 판매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임대료 등 일부 항목에서도 산출 과정에 복잡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인들이 지표에 하방 편향을 가져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런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일부 항목에서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는 우리가 그동안 봐온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데이터도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산타랠리 올까…“썰매 시동 거는 트레이더”

연말 ‘산타 랠리’ 기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통상 산타 랠리는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첫 2거래일을 의미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앞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시타델 증권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28년 이후 12월 마지막 2주 동안 S&P500지수는 전체 기간의 75%에서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1.3%였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은“올해도 관례대로 크리스마스이브 반일장이 시작점이 되겠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미 미리 썰매에 시동을 걸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약 3% 상승했고, 미 국채 금리는 주간 기준으로는 11월 말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이날은 상승 폭이 둔화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3bp 오른 4.15%를 기록 중이다.

일본에서는 예상대로 금리 인상에 따라 10년물 국채 금리가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일본은행의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2월 17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로 약 78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 만에 최대 규모다.

나벨리어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는 “전반적인 추세는 여전히 긍정적이며, 연말로 갈수록 산타 랠리가 나타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며 “올해 강한 마무리와 2026년의 강한 출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베네수와 전쟁 배제 않는다”…국제유가 사흘째↑

국제유가는 사흘째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51달러(0.91%) 상승한 배럴당 5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이 궁극적인 목표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거부한 채 “내가 원하는 것은 그(마두로 대통령)가 정확히 알고 있다.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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