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담당' 남부사령관에 특수전 밝은 도너번 지명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후 05:4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석 상태인 미국 남부사령관 후보자로 프랜시스 L. 도너번 해병대 중장을 지명했다. 특수작전 분야에 정통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중남미·카리브해 안보 현안에 대한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프랜시스 L. 도너번 해병대 중장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너번 중장을 남부사령관으로 임명하는 인사안을 연방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미 특수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인 그는 상원의 인준을 거칠 경우 대장으로 진급해 남부사령부(SOUTHCOM)를 이끌게 된다.

미 남부사령부는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중남미와 카리브해, 파나마운하 일대에 대한 군사 작전을 담당하는 통합전투사령부다.

도너번 중장은 해병대에서 보병·정찰·특수작전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고, 제1·2·3 해병원정군(MEF)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NYT는 그가 과거 제5함대 소속 상륙기동부대 지휘관 시절 예멘 후티 반군과 교전하며 상업용 레이더를 개조한 이동형 감시체계를 도입했고, 이 장비가 이후 전 세계 해병대 부대로 확산 배치됐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는 전임 남부사령관이었던 앨빈 홀시 해군 대장의 조기 퇴역 직후 이뤄졌다. 홀시 대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지난 12일 갑작스럽게 퇴역했는데, 공식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마약 의심 선박 격침 작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배경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NYT는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홀시 전 사령관이 9월 2일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진행 중인 마약 의심 선박 공격 작전의 합법성과 위험성을 우려해 왔다고 보도했다. WSJ 역시 홀시 전 사령관이 해당 작전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사실상 불신임 의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도너번 중장 지명이 이뤄진 이날 미 국방부는 “마약을 선박으로 운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5명을 공격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일 작전 개시 이후 해당 작전으로 숨진 인원은 최소 104명으로 집계됐다.

특수작전에 밝은 지휘관을 남부사령관에 앉히는 동시에 논란이 된 해상 마약 차단 작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안보 정책이 한층 더 공세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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