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서 차량 폭탄 테러…"우크라 소행 가능성"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전 08:5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해 러시아군 고위 장성이 사망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동부 야세네바야 거리의 한 주택가에서 파닐 사르바로프 국장(중장급)이 차량 폭발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고 차량은 사르바로프 국장 소유의 기아 소렌토로 하부에 폭발물이 부착돼 있다가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사르바로프 국장은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훈련국장으로 재직 중이었다”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활동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관련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군사정보국(HUR)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1년 사이 러시아 고위 장성을 겨냥한 폭탄 테러는 이번이 세 번째다. 모두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본부 부국장 야로슬라브 모스칼리크 소장이 유사한 차량 폭발로 사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핵·화학·생물방위군 사령관인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이 전동스쿠터에 설치된 폭탄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부관 2명도 함께 사망했다.

이전에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전쟁을 찬성하는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잇따랐다.

2022년 8월에는 전쟁 선전가이자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탄으로 피살됐고, 2023년 4월에는 친전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 폭발로 사망했다. 두 사건 역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관련성을 부인했다.

2023년 7월에는 흑해함대 소속 잠수함 지휘관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조깅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러시아 안보 체계 내부로 테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러시아 내부 정치적·군사적 영향에 대해 주목했다.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느리지만 꾸준히 진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강경한 요구사항이 평화협상의 전제가 돼야 한다”며 전쟁 종식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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