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워너 인수 자금, CEO 부친인 오라클 회장이 보증"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전 09:2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오라클 창업자이자 회장인 래리 엘리슨이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404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개인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겸 회장(사진=AFP)
파라마운트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엘리슨 회장이 워너브라더스에 대한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에 필요한 자본 조달과 파라마운트를 상대로 한 모든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404억 달러 규모의 취소 불가능한 개인 보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증은 레드버드 캐피털과 국부펀드가 이미 약정한 자금에 더해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더하는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수정 조건에는 엘리슨 회장이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 신탁을 철회하거나 자산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또 파라마운트는 규제 관련 역해지 수수료를 기존 50억 달러에서 58억 달러로 상향해 넷플릭스와 동등한 수준으로 맞췄고 공개매수 만료일을 내년 1월21일로 연장했다.

이번 제안은 앞서 워너브러더스가 자금 조달 불확실성과 엘리슨 일가의 완전한 보증 부재를 이유로 주주들에게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거부할 것을 권고한 이후 나왔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영화 사업)와 HBO맥스 스트리밍 사업 부문에 대해 주당 27.75달러를 현금 및 주식으로 지불하는 내용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파라마운트는 지난 8일 워너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개시를 선언하고, 케이블TV 등 워너브러더스의 사업군 전체를 대상으로 주당 30달러의 전액 현금 인수를 제안했다.

워너브라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거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하며 넷플릭스와의 거래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대해선 엘리슨 가문의 전면적인 자금 지원 약속이 없어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다만 워너브러더스의 5대 주주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를 포함한 일부 투자자들은 파라마운트가 더 우수한 조건을 제시하고 거래 조건상의 문제를 해소한다면 수정 제안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둘 중 누가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하든 이번 거래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도 높은 반독점 심사에 직면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할 경우 업계 1위인 디즈니를 능가하는 대형 스튜디오가 탄생하고 두 개의 주요 TV 사업자가 통합된다.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이 경우 한 회사가 “미국인이 TV에서 보는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의 결합은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양사의 합산 가입자 수는 4억2800만 명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극장 개봉 약속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으며, 번들 상품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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