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우크라-러 평화협정 확신 못해…돈바스 양보 불가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전 11:2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과 관련해 체결을 “확신(confidence)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을 결국 러시아에 내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JD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밴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영국 언허드(UnHer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그동안)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평화적 해법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꽤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고위 관리가 평화협정과 관련해 지금까지 내놓은 발언 중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다른 인사들보다 훨씬 절제되고 신중하고 냉정한 톤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해법이 나오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하는 선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 대신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시는 지난 주말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측과 회담 직후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위트코프 특사는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 달성에 헌신(committed)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폴리티코는 구체적인 돌파구 제시 없이 낙관적인 입장만 내비쳤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일주일 전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가까워졌다”고 밝혔지만, 협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쟁점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특히 도네츠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의 지배권 문제가 핵심 난제다. 밴스 부통령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통제권,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주민들과 러시아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 주민들에 대한 처우,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전역의 재건 방식을 둘러싼 이견도 협상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돈바스 지역의 15%를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경제지대’(free economic zone)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남은 영토 전체를 차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전쟁이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결국 돈바스 지역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돈바스 지역 영토 양보는 협상에서 상당한 걸림돌이다. 끔찍한 영토 양보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해당 사안을 심각한 안보 문제로 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양보(concession)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결국 (남은 지역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내내 방어해 온 돈바스 남은 지역마저 잃게 되면 큰 타격이 에상된다. 해당 지역에 러시아의 추가 침공으로부터 다른 나머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무기들이 배치돼 있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불가입 보장, 젤렌스키 대통령 교체를 위한 선거 실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의 보호 언어 지위 인정 등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또 다른 러시아 공세에 대비해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안보 보장을 얻어내는 것이다. 미국은 나토 조약에 담긴 제5조(집단방위)와 유사한 수준의 안보 보장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주둔하는 방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최근 평화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위트코프 특사가 전한 “생산적인 회담” 평가를 최신 상황으로 제시했다. 밴스 부통령 측은 인터뷰 내용 외에 추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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