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또 최고치…올해도 산타랠리 기대감↑[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4일, 오전 07:1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 중 S&P500이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가 발표됐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면서 연말 ‘산타클로스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산타랠리’를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배치돼 있다. (사진=AFP)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6% 오른 4만8442.41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6% 상승한 6909.7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7% 오른 2만3561.84에 장을 마쳤다.

◇美GDP 3분기 연율 4.3%↑…소비가 2년 만의 최고 성장 견인

이날 증시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제한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올해 3분기(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4.3%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의 3.8%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이자, 시장 예상치(3.2%)도 크게 상회한 수치다.

이번 성장률은 2년 만의 최고치로, 의료·여행 등 서비스 소비와 레저용 차량 지출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부문별로 보면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기준 3.5% 증가해 전 분기의 2.5%보다 성장 폭이 확대됐다. 소비는 미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엔진으로, 이번 분기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이끌었다.

기업 투자는 2.8% 증가해 전 분기(7.3%)보다 둔화됐다. 다만 컴퓨터 장비와 지식재산(IP) 투자는 5.4% 늘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데이터센터 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거용 투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5.1% 감소했다.

무역 부문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수출은 GDP 성장률에 약 1.6%포인트를 기여했다. 수입은 국내 생산이 아닌 해외 생산분이기 때문에 GDP 산정 시 차감되며, 수입 감소는 성장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지출·재고·무역 변동성을 제외한 민간 최종 수요 지표도 개선됐다. 기업과 가계의 기초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민간 국내 최종판매(final sales to private domestic purchasers)’는 3% 증가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 관세로 무역과 재고 변동이 전체 GDP를 왜곡하고 있지만, 이 수치가 높은 수준을 보여준 것은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강경한 관세 조치 일부가 철회되면서 미국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분기 평균 연율 2.5% 성장해,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4년 평균 성장률(2.4%)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관세 인상에 대비한 수입 선반영 영향으로 1분기에는 일시적인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물가 압력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분기에 연율 2.9% 상승해, 2분기(2.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연준 금리인하 궤도엔 큰 변화 없어...상반기, 하반기 각각 1회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1번, 하반기 1번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4월 금리가 추가 인하될 확률은 약 58%정도 예상되고 있다. 시장은 10월말 발표 예정이었던 통계가 늦게 나와 해당 지표가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었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재설정할 정도의 ‘추가 긴축 신호’는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9bp(1bp=0.01%포인트) 오른 3.532%를 유지한 가운데,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보합인 4.165%에서 움직이고 있다. 성장의 상당 부분이 소비와 AI 투자에 집중된 반면, 고용과 물가 지표는 과열 신호를 보이지 않아 국채금리에는 중립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렛 켄웰(eToro)은 “경제는 계속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지만, 소비자신뢰지수가 보여주듯 실물경제의 체감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과 4분기에도 소비가 견조하다면 미국 GDP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기업 실적은 계속해서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다. 강세론자들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는 “이 정도 수준의 생산이 계속된다면 경기 둔화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줄어들 수 있으며, 우려의 초점이 다시 물가 안정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산타랠리 갈까…12월26일 거래 39차례 중 하락은 6번 불과

시장에서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연말 산타랠리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은 산타랠리 기간 평균 1.3%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상승 확률은 78%에 달했다.

통상 산타 랠리는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첫 2거래일을 의미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앞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다음 거래일인 12월 26일은 역사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 날로, 1953년 이후 시장이 열린 39차례 중 하락은 6번에 불과했다.월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 부문의 다니엘 스켈리는 “AI 투자와 고소득층 소비가 2026년까지 경제와 기업 실적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2년 만에 가장 강한 성장률은 내년 기업 이익 확대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대체로 올랐다. 엔비디아(3.01%), 알파벳(1.39%), 아마존(1.62%), 애플(0.56%), 메타(0.52%) 등이 상승했다. 브로드컴도 2.3% 올랐다. 반면 테슬라는 0.65%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수) 오후 1시(미 동부시간)에 조기 폐장하고 채권시장은 오후 2시에 마감한다. 25일(목) 크리스마스에는 휴장한다.

◇국제유가 5일째 상승...WTI 58달러선

국제 유가는 닷새 연속 상승했다. 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37달러(0.64%) 상승한 배럴당 5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계속 압박한게 유가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라고에서 열린 신규 군함 건조 계획 발표 행사에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봉쇄 조치를 강화한 것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에게 달렸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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