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주요 중앙은행, 올해 32차례 금리 인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이들 중앙은행은 올해 총 32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으며, 인하 폭은 누적 850bp(1bp=0.01%포인트)에 달했다. 인하 횟수로는 2008년 이후 최대, 완화 규모로는 2009년 이후 가장 크다. 이는 2022~2023년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당시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국 정책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다.
로이터가 조사한 18개 신흥국들은 올해 금리인하를 총 51차례 단행해, 인하 폭은 3085bp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160bp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최소 2021년 이후 최대 완화다. 한편 신흥국에서는 올해 들어 금리 인상도 총 625bp 이뤄졌지만, 이는 2024년 긴축 규모(1450bp)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줄리아 펠레그리니 전무는 “신흥국들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정책 당국 덕분에 인플레이션을 통제 범위 내에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기조 변화 감지 …내년 다시 인상 전환 가능성
다만 시장에서는 2026년을 앞두고 통화정책 기조가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완화 기조 약화는 월별 데이터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12월에 회의를 연 9개 중앙은행 중 금리를 인하한 곳은 연준과 영국중앙은행뿐이었고, 일본은 금리를 인상했다.
캐나다, 호주 등 여러 주요 통화국 중앙은행들이 발언 톤 변화도 감지된다. 캐나다중앙은행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하면서 다음 금리 행보에 대해선 “미국의 무역 정책과 최근의 변동성이 큰 경제 지표 때문에 인상일지 인하일지 판단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캐나다중앙은행의 다음 방향은 25bp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내년 10월경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60%로 동결하면서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호주중앙은행이 이르면 2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TD 증권의 제임스 로시터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내년에 ECB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호주와 캐나다중앙은행도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 연준의 경우 노동시장과 물가라는 상반된 변수 사이에서 복잡한 환경에 놓여 있다. JP모건의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책임자 루이스 오가네스는 “2025년 내내 연준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가능성만 논의됐고, 인상은 전혀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내년 중에는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하반기에는 양방향 위험이 조금 더 커질 것”이다고 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신흥국의 추가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흥국에서는 12월에도 금리 인하가 여전히 빠르고 강하게 이어진 점이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제시된다. 18개 신흥국 중 14개국이 이번 달 회의를 개최했으며, 이 중 8개 중앙은행(터키, 러시아, 인도, 멕시코, 태국, 필리핀, 폴란드, 칠레)이 총 3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엘리나 테오도로코풀루 매니징 디렉터는 “브라질이나 헝가리처럼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는 국가들도 있고, 이미 인하에 들어간 국가들 가운데 추가 완화가 가능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