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까다로운 문제가 1~2개 남아 있다”며 “영토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영토 문제는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영토를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은 절충안으로 우크라이나가 해당 지역을 떠날 경우 자유경제구역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를 지나치게 키우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그는 종전안 서명 시점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종전이)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몇 주 안에 어느 쪽이 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과 관련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 합의에 100%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5% 정도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지원 아래 그 노력의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3자 회담’이 여전히 의제에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적절한 때에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푸틴은 이를 원한다고 강하게 말했다”면서 “러시아는 광물 등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우리도 많이 가지고 있다. 결국엔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협상단이 향후 몇 주 동안 평화 협정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계속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및 유럽의 일부 정상들과 함께 내년 1월 추가 회담을 주최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두 사람의 회담 이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여러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한 시간가량 통화하며 평화 협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환영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 및 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이 진전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날부터 확고한 안보 보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제시한 방안들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동하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1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일시적 휴전’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과 관련해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러시아 및 중·동부 유럽 문제를 다뤄온 전직 미국 외교관 대니얼 프리드는 NYT에 “안보 보장과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한 합의가 진전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분쟁 영토 문제에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기로 결심한다면 이런 진전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아직 진지하게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미국이 20개항으로 구성된 종전안에 깊이 관여할수록 푸틴이 특유의 지연과 회피 전략을 쓰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