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탄 사격 포함 대만 포위 훈련…대만측 “엄중한 규탄”(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9일, 오후 03:20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최근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약 9개월만에 대만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미국을 대상으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훈련에 대해 대만은 즉각 반발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커졌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이 시작한 29일 대만 신추 공군기지에서 대만 공군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AFP)


29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는 이날부터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훈련을 진행하는 지역은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 등 대만을 둘러싼 다섯 개 해역과 공역이다. 중국군 동부전구의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이 참여한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대해 해군과 공군 전투 대비 순찰과 종합 통제권 탈취, 주요 항만·지역 봉쇄, 외곽 입체 차단 등 과목이 중점이라고 밝혔다. 또 함선·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 섬에 접근해 여러 군종이 합동 돌격하는 것으로 전구 부대의 합동 작전 실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동부전구가 대만 북부·남서해 영공에 배치돼 구축함, 폭격기, 무인항공기 등 병력을 조직해 해상 및 공중 수색 및 격멸, 육상 모의 공격, 해상 실사격 등 장거리 화력 훈련을 수행하며 통합적으로 통제권을 조율하고 장기 사격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동부전구는 오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실탄 사격도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보다 앞당겨 실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동부전구 대변인인 스이이 대령은 이번 훈련을 두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심각한 경고이며 국가 주권 수호와 국가 통일 수호를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군은 그동안 수차례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올해 4월초 ‘해협 레이팅(천둥)-2025A’ 훈련을 벌인 후 9개월만이다. 지난해엔 5월과 10월 각각 ‘리젠-2024A’와 ‘리젠-2024B’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군은 최근 대만 대상 훈련을 벌일 때 실제 무력 충돌이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는 수준의 저강도 군사 행동인 ‘회색 지대 전술’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훈련에 대만을 포위하고 실탄 사격까지 동반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무력 압박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과 미국 기업의 대만 무기 판매 등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스이이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이 29일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중국 국방부)


특히 지난 18일 미국이 대만에 111억달러(약 15조9000억원) 규모 무기 판매안을 승인한 것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은 이날 소셜미디어 입장문을 통해 “미국은 끊임없이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기고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는 타인을 해치는 것이자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을 두고 대만은 비판에 나섰다. 이날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대변인은 “중국 당국은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군사 위협 수단으로 주변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엄중한 규탄 입장을 밝혔다.

궈 대변인은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평화·안정에는 국제 사회의 높은 공동 인식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번 행동은 이를 파괴한 것일뿐 아니라 국제법과 국제 질서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일방적 도발 움직임을 사전에 전면적으로 파악했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니 국민은 안심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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