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산타랠리를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놓여 있다.(사진=AFP)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은 이례적인 성과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1949년 이후 S&P500 지수가 3년 연속 10% 이상 상승한 경우는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거래일이 3일 남은 가운데, 연간 상승률이 20%를 넘길 경우 사상 두 번째로 ‘3년 연속 20% 상승’ 기록을 쓰게 된다. S&P500 지수가 3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사례는 1995년부터 시작된 기술주 주도의 강세장이 2000년 초 닷컴버블 붕괴로 마무리된 시기가 유일하다.
이제 관심은 내년에도 뉴욕증시가 4년 연속 강세장을 이어갈지에 쏠린다. 역사적으로 보면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다음 해의 평균 상승률은 4.6%에 그쳤다. 이는 1950~2024년 전체 연평균 상승률(9.5%)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3년 연속 강세 이후 내년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3년간 상승률이 20%에 육박했는데, 이는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2026년은 횡보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상승률 둔화를 점치는 대표적 근거로는 시장이 인공지능(AI) 테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 3년간 AI가 글로벌 경제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미국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이로 인해 S&P500 지수는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알파벳, 애플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은 현재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내년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주식시장 상승률이 평균 이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S&P500 지수는 2023년 초 이후 80% 넘게 상승했다는 점도 조정을 우려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3년간 90.1% 상승률을 기록했던 2021년과 맞먹는 성과인데, 2021년 강세장이 지나고 다음해인 2022년에는 S&P500 지수가 19.4% 하락한 바 있다.
그래도 월가에서는 2026년에도 미 증시가 견조한 상승률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2026년 말 S&P500 지수의 평균 목표치는 8000선에 근접해 있다. 이는 연간 15.9% 상승을 전제한 수치다.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기술주뿐 아니라 산업재, 소재 등 다른 업종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부진했던 헬스케어, 소재, 금융주가 최근 반등하면서 랠리가 확산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러셀2000 지수는 올해 들어 13.6% 이상 상승했다.
펀드스트랫의 경제 전략가인 하르디카 싱은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기술 부문뿐만 아니라 산업재 및 소재 관련 주식 등 다른 분야의 기업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소폭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은 한 주 동안 1.4% 올랐고,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지수도 각각 1.2%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