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천무’ 3차 계약…한화에어로 5조 6000억 원 수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9일, 오후 09:28

3포병여단 소속 천무가 130mm탄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3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K 방산의 유럽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방산 블록화 흐름 속에서 현지 합작법인 설립과 정부의 방산 외교를 결합해 대형 계약을 따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후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킬로미터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5조 6000억원 규모의 3차 실행계약을 맺는다. 천무는 발사 차량 한 대로 1분 안에 로켓 12발을 연속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체계다.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10월 폴란드 방산기업 WB 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한화 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체결된다. 향후 폴란드 내 HWB 전용 생산공장에서 CGR-080 유도미사일이 생산돼 폴란드군에 공급될 계획이다.

계약 체결식은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열린다. 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 피오트르 보이첵 WB 그룹 회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서명에 나선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파베우 베에다 국방부 차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도 참석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1월 약 5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 2024년 약 2조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해 천무 체계를 공급해 왔다. 이번 3차 계약 5조 6000억원을 포함하면 천무 관련 폴란드 수출 계약 규모는 총 12조원 수준에 이른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이 EU가 ‘세이프’ 기금을 통해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며 방산 블록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 기업이 유럽 현지 합작법인과 연계한 생산 모델을 제시해 유럽 우선 구매 기조와 자국 산업 육성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해석이다.

올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을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폴란드에 파견해 방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시 강 실장은 코시니악 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만나 천무 현지 생산 계약이 연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폴란드 국방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폴란드 안보, 무기 산업에 매우 좋은 소식이 있다”며 WB 일렉트로닉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력 계약 체결 소식을 예고한 바 있다.

계약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도 방산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9.08% 오른 94만 90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증권가는 무기체계뿐 아니라 항공·우주 등으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국내 방산 업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