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 지분 50억달러어치 매입 완료…주가 1.2%↓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전 10:3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엔비디아가 인텔 지분 50억달러(약 7조 1600억원)어치를 매입하며 양사간 ‘전략적 기술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사진=AFP)
인텔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자료에서 엔비디아가 자사 주식 2억 1470만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의 매입 규모는 인텔 지분 4.4%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지난 9월 첫 발표된 협력안을 마무리 짓는 절차다. 앞서 엔비디아는 주당 23.28달러에 인텔 주식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투자 발표 전날 종가 대비 5% 할인된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경영난에 처한 인텔에 중요한 반등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과거 70~90%에 달했던 인텔의 데이터센터 중앙처리장치(CPU) 점유율은 최근 크게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수년간의 경영 부진과 비효율적 생산 확대로 재정 압박을 받아온 인텔에 중요한 생명줄(lifeline)”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와 인텔은 광범위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다양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주요 협력 분야로는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반도체와 개인용 컴퓨팅 기기 등이 꼽힌다.

우선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최적화된 CPU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NV링크’(NVLink)에 맞춰 진행된다. NV링크는 엔비디아가 자사 칩에 탑재하는 인터커넥트로, 여러 칩들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통신 기술이다.

양사는 또 소비자 시장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독립형 데스크톱 GPU에서 파생된 칩렛을 포함하는 시스템온칩(SoC)을 출시할 계획이다. 칩렛은 대형 프로세서에 통합된 소형 컴퓨팅 모듈이다.

외신들은 “두 회사는 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한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하이퍼스케일, 엔터프라이즈 및 소비자 시장 전반에 걸쳐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를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라며 이번 계약이 단순 투자를 넘어선 기술적 결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양사가 제조 분야에서도 협력할 것인지, 즉 엔비디아가 인텔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를 이용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엔비디아 칩은 전량 대만 TSMC가 생산 중이다.

이날 인텔 주가는 엔비디아와의 협업 및 재무적 숨통 기대에 힘입어 전거래일대비 1.33% 상승해 마감했다. 특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지분 매입 승인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엔비디아)이 인텔의 성장 가능성을 신뢰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반면 엔비디아는 빅테크 전반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1.21% 하락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지난 8월 인텔 지분 약 10%를 확보하며 블랙록(지분율 8.9%)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인텔 주식 4억 3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확보했다.

이는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과 국방부 지원금을 지분으로 전환한 결과다. 미 정부가 인텔을 전략적 자산으로 직접 소유하게 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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