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푸틴 관저 공격" 종전 협상 판 엎는 러시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7:0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종전 협상 재검토를 선언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이견을 좁히고 있는 가운데 전쟁을 멈추길 원치 않는 푸틴 대통령이 판을 흔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위치한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91대의 드론을 발사해 공격을 시도했다며 종전 협상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협상을 벌이는 동안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다. 사상자와 피해는 없었지만 이처럼 무모한 행동에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선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러시아군이 이미 보복 목표와 일시를 정했다고 밝혔다.

유리 우사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국가 테러리즘을 고려할 때 러시아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미국은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공격에 대해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매우 화가 나 있었다”며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기다. 그런 짓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거들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날조를 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 관저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며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 종전 협상에 95%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체제 보전과 전쟁 특수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시 체제 대규모 재정 지출 및 서방의 제재로 인한 섬유 및 식품, 전자제품 자체 제조로 지난 2023년과 2024년 러시아 경제는 연 4% 수준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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