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프라인 매장 줄줄이 폐점…올해 1.5만개 문닫을 듯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3: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유명 소매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잇따라 폐점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 등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영업을 중심으로 삼았던 일부 기업들의 파산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AFP)
CNN비즈니스는 29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와 같은 대도시에서 ‘거리마다’ 매장을 두겠다는 전략에서 방향을 틀고,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전면 재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10억달러 규모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로컬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재택근무 확산, 비용 상승 등으로 회사 내부적으로도 과잉 출점, 전략적 한계라는 인식이 확산한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은 임대료·인건비·유지관리비 등 뿐 아니라 도난이나 안전에 대비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미 전역에서 약 400개 매장이 폐점 대상에 올랐으며, 대부분은 대도시권에 집중됐다. 뉴욕에서는 전체 매장의 약 12%인 42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LA에서 20여개, 시카고 15개, 샌프란시스코 7개, 미니애폴리스 6개, 볼티모어 5개 등 여러 도시에서 매장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미국·캐나다 내 1만 8000여개 매장을 전수 조사한 뒤 실적이 부진하거나 브랜드 기준에 맞지 않는 매장을 우선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미 금융·투자 전문매체 더 스트리트에 따르면 여성용 플러스 사이즈 의류 체인 ‘토리드’(Torrid)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30% 이상 폐점하기로 했다. 시장 자체는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코로나19 패네믹을 계기로 판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 매장은 투입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리파이드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용 플러스 사이즈 의류 시장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했다. 토리드 역시 “현재 디지털 채널이 전체 수요의 약 70%에 근접하고 있다”며 지난 6월 미국 내 620여개 매장 중 실적이 부진한 매장 180곳을 폐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유명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도 같은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매장 132곳을 축소했다.

61년 역사의 미 샌드위치 체인 ‘블림피’(Blimpie)도 2000년대 초반 매장 수가 약 2000개에 달했으나, 2023년 약 200개 안팎으로 줄었다. 현재는 약 95곳에 불과하다. 로컬 매장들과의 경쟁, 할인·저가 메뉴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대신 원가 상승을 맞추기 위해 재료 품질을 낮췄다는 점, 점포 유지보수 비용 축소 등이 소비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재판매) 기업 ‘솔플라이’(Soleply)는 올해 3월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당시 회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과도한 부채와 감당하기 어려운 임대료를 파산신청 이유로 제시했다. 솔플라이는 현재 전체 6개 점포 중 4곳을 정리하고 2곳만 운영 중이다.

DIY·공예 브랜드인 조앤(Joann)과 파티 용품 전문 소매업체 ‘파티 시티’도 챕터11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올해 각각 800개, 700개 점포를 정리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도 올해 66개 매장을 폐쇄했으며, 내년까지 총 150개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소매 약국 체인인 ‘월그린’은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전환하며 수익성 낮은 점포를 중심으로 3년간 1200개 매장을 폐점할 계획이다. 158년 역사의 백화점 체인 ‘삭스’(Saks)는 챕터11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중심 영업을 해온 전통 백화점·드럭스토어 등이 잇따라 매장 폐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는 인플레이션으로 대다수 가계가 외출 소비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코어사이트 리서치는 “올해 미국에서만 1만 5000개의 매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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