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올해 글로벌 판매 164만대 예상…2년 연속 감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4:4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29일(현지시간)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작년보다 8.3% 줄어든 164만 752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는 또 오는 2029년 전 세계 판매량이 올해 전망치의 1.8배인 301만 9902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분기(10~12월) 판매량 전망은 42만 2850대로 제시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4.7% 감소한 것으로, 분기 기준 판매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분기 만이다.

테슬라가 연간 판매 실적을 확정하기 전에 구체적인 예측치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평가했다. 테슬라는 통상 매년 1월 초에 직전 연도 4분기 및 연간 판매 실적을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번 전망치 발표와 관련해 “애널리스트들이 제공한 예측을 바탕으로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불매 운동, 신차 부재,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미국 연방정부 보조금 축소 등이 올해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이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공식 참여했고, 이후 유럽의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가 소비자 반발이 커졌다. 미국 내에서도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며 테슬라 지지층 일부가 이탈했고, 그 결과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했다.

머스크 CEO는 5월 말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났지만,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에도 판매 회복은 지지부진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 Y’를 제외하면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모델을 내놓지 못한 탓이 크다.

테슬라는 지난 10월 가격을 10% 낮춘 ‘모델 Y’와 ‘모델 3’ 개량형을 출시했지만, 3만달러 이하 초저가 전기차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울러 중국 시장에선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했고, 유럽에서도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경쟁사들에 점유율을 빼앗겼다.

(사진=AFP)
이외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말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를 종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9월 말까지는 혜택 종료를 앞둔 ‘막판 수요’가 이어졌지만, 이후 10월부터 반작용으로 차량 판매가 크게 둔화했다.

미국 시장이 전 세계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정적인 정책 변화였다. 미국 내 테슬라 차량 실질 구매 가격이 약 20% 상승하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미국 내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는 이날 중장기 판매 전망도 함께 공개했다. 2027년 글로벌 판매량은 올해 전망치보다 약 23% 늘어난 201만 459대로, 2029년에는 84% 증가한 301만 9902대로 각각 제시했다.

테슬라가 이례적으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거센 추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지난해 테슬라와 판매량 격차를 2만대 안팎까지 좁혔으며, 올해는 테슬라를 앞지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자체 전망을 미리 제시해 시장의 각종 추측과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가이던스 제시 후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0.5% 상승했다. BYD는 내년 1월께 올해 연간 판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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