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말고 은 살 껄”…올해 155% 급등, 랠리 더 갈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1일, 오후 03:5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은 가격이 올해 초 대비 155% 급등해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은 랠리를 이끈 실물 은 공급 부족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같은 강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지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사진=로이터)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자정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71.6달러로, 전일 대비 7.4% 급락했다.

은값은 연말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이후 다음날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며 반등했다가 이날 또다시 급락했다.

이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155%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가격 급락의 배경에 대해서도 거래자들이 공격적인 차익 실현 후 포지션을 조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연말 유동성 감소가 변동폭을 키우기도 했다.

페퍼스톤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이번 매도는 대체로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귀금속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레버리지 롱 포지션 청산, 여기에 증거금 인상이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 여건(펀더멘털)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은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COMEX를 운영하는 CME 그룹이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로 인한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증거금 기준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COMEX에서는 은 선물 일부 계약에 대해 거래에 필요한 현금 예치액이 올라갔다. 증거금이 인상되면서 트레이더들은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자금을 맡겨야 하며,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단기 투기 세력은 보유 포지션을 줄이거나 청산할 수밖에 없다.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금과 은은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중앙은행의 강한 매입, ETF 자금 유입, 연방준비제도의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가 가격을 지지했다.

새해 은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트레이더들은 은을 통해 인공지능(AI) 붐에 투자하고 있다. 은은 마이크로칩과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회로 기판, 스위치, 전기차(EV), 배터리 등에 널리 사용되면서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인도 증권사 모틸랄 오스왈 파이낸셜 서비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은 가격 랠리는 실제 은 공급 부족 현상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며 “실물 공급 부족, 정책에 따른 공급 제한, 재고의 집중화가 점점 가격을 좌우하고 있으며, 이는 은 시장의 가격 형성과 거래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금보다 개인투자자가 변동성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가의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는 이번 은 가격 급등이 공급과 수요의 구조적 불균형을 반영한 것이어서 가격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번 가격 움직임은 공급 부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지금은 그저 자금의 게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에는 올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롬바르 오디에 투자운용의 플로리안 옐포 매크로 부문 책임자는 “2026년 들어 여러 국가에서 경기 성장세가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귀금속이 지녀온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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