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은 금지" 비자 발목 잡힌 아마존 직원들, 인도서 원격근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2일, 오전 07:48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비자 심사 지연으로 인도에 발이 묶인 직원들에게 오는 3월까지 원격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입수한 아마존 내부 메모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인도에 체류 중이며 비자 재발급 예약을 기다리는 직원들은 오는 3월 2일까지 현지에서 원격 근무할 수 있다.

아마존은 평소 사무실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비자 갱신을 위해 해외에 나간 직원에게는 영업일 기준 최대 20일까지만 원격근무를 허용해왔다. 이번 조치는 비자 심사 지연을 고려해 이 기간을 약 3개월로 대폭 늘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아마존 인도 본사 앞을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코딩·계약·전략 결정 모두 금지

다만 원격근무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인도에서 원격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떤 형태의 코딩도 할 수 없다. 문제 해결과 테스트도 금지된다. 아마존 건물 출입도 불가능하다. 계약 협상이나 체결에도 관여할 수 없다.

아마존 내부 메모는 “모든 검토, 최종 의사결정, 승인은 인도 밖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현지 법률 준수를 위해 이 제한에는 예외가 없다”고 명시했다.

기술직 직원들에게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거의 없는 셈이다. 한 아마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내 업무의 70~80%가 코딩, 테스트, 배포, 문서화”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메모는 오는 3월 2일 이후에도 비자 예약이 잡히지 않은 직원이나 다른 국가에 발이 묶인 직원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다. 일부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은 비자 예약을 오는 2027년까지 연기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SNS 검증’ 도입이 발단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H-1B 비자 프로그램을 급격히 변경하면서 촉발됐다.

미 국무부는 비자 발급 전 신청자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검토하도록 영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했다. 이 추가 심사로 비자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일부 대사관과 영사관은 비자 예약을 수개월씩 미뤘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SNS 검토 목적은 국가 이익에 위험을 초래하는 사람을 포함해 입국 불가 대상 비자 신청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최근 몇 주간 비자를 소지한 미국 내 직원들에게 국제 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해외 체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H-1B 프로그램의 최대 사용 기업 중 하나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미 노동부와 이민국 공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 회계연도에 아마존은 홀푸드 23건을 포함해 총 1만4783건의 H-1B 비자 신청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국무부 건물 외부에 설치된 미 국무부 표지판 전경.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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