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의 매튜 루제티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25년 세 차례 금리 인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새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높고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 합의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성 높은 경로지만, 차기 의장이 금리 인상을 원하는 위원회에 직면할 리스크도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 임기가 오는 5월 종료되는 가운데 현재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사진=AFP, 로이터, 블랙록)
2025년 연준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처음으로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충돌하는 상황을 겪었다. 지난해 7월 정책회의에서 크리스 월러와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선제적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준 총재와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 방향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겸직하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더 큰 폭의 인하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과 이민 통제 등 급격한 경제정책 변화를 추진하면서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파월 의장 해임을 거론해왔고, 모기지 사기 혐의로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실제 해임했다. 이번 달 대법원이 이 사안을 심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사임 후 스티븐 마이런을 임명하면서 백악관 직책을 유지하도록 했다. 연준 관찰자들은 이를 두고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100년 만에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연준 내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가을에는 기록적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아 연준이 민간 데이터에 의존해야 했다.
1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임대료 하락으로 물가 상승이 완화됐다고 나왔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인플레이션을 0.1%포인트 과소평가했다고 밝혔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0.2~0.3%포인트 과소평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공사 현장를 둘러보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리노베이션 비용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사진=AFP)
연준은 2026년 한 차례만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이 4.6%로 상승했지만 긴급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요동칠 수 있지만 2026년 후반에는 냉각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캔자스시티 연준 전 총재 에스더 조지는 “연준은 신중하게 움직이되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낮추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5월 8년 만에 새 의장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금리를 선호하는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26년 투표권자인 해맥 총재가 이미 봄까지 금리 동결을 선호한다고 밝히는 등 내부 의견 차이가 크다.
윌밍턴트러스트의 윌머 스티스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새 의장이 금리 인하를 추진하면 더 많은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며 “오랜만에 행정부와 긴밀하게 연계된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파월 의장 임기가 끝나는 5월 이전에는 한 차례, 새 의장 취임 후 연중 몇 차례 더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워싱턴D.C 본부 전경 (사진=연방준비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