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같은 기간 한국에서 일본으로 실제 송금된 투자금액도 13억 2700만달러(약 1조 9100억원)에 달해 2024년 연간 실적(6억 3800만달러·약 9200억원)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한국 전체 해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대비 0.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대일 투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투자 규모 면에선 여전히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가 압도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대한 직접투자(부채 차감 잔액 기준)는 2018년 이후 500억달러를 웃도는 반면, 한국의 대일 직접투자는 100억달러 안팎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대한 투자 대비 한국의 대일 직접투자 비율이 2002년 2%에서 2024년 26%까지 확대, 양국 간 투자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햐쿠모토 카즈히로 조사부장은 “한·일 간 투자 흐름이 기존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일방통행에서 양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일본 진출이 활기를 띠는 배경에는 K-팝·한국 드라마 등 한류 붐이 있다. 이는 화장품·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매장과 판매 법인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닛케이는 “기존과 달리 상사를 통한 수출이 아닌 일본 내 직접 마케팅을 통해 영업 효율화에 나서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짚었다.
아울러 한국이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면서 인구 규모가 더 크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수요도 커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지바현 기사라즈시에 약 100억엔을 투자해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식품 공장을 신설했다. 일본 내 만두 수요 증가에 대응해 현지 생산으로 비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신라면’으로 잘 알려진 농심도 작년 6월 도쿄 하라주쿠에 한국식 라면 전문점을 열었다.
한국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 도쿄에 일본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1년 일본 법인을 세운 뒤 대형 백화점 팝업 스토어, 일본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조조’(ZOZO)를 통한 온라인 판매 등으로 실적을 쌓아왔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과거와는 정반대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투자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TSMC가 진출한 규슈, 라피더스가 공장을 건설 중인 홋카이도 인근에 관심을 보이는 관련 기업이 늘었다. 서울대 산하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는 한국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일본 진출 설명회를 확대하고 있다.
첨단 기술에서 일본을 주목하는 배경엔 경제안보 차원의 고려도 깔려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한국은 그간 시장 규모가 크고 인건비가 낮은 중국에 제조·판매 거점을 구축하며 현지 법인을 늘려왔으나, 최근엔 대중투자가 눈에 띄게 둔화하는 추세다.
한국산업연구원이 2024년 중국에 거점을 둔 한국 기업 500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1%가 “향후 2~3년 안에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경쟁 심화(28%), 미·중 갈등(25%) 등이 주요 이유로 지목됐다.
다만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사업을 안착시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현지 기업 의견 청취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의 어려움으로 “신뢰와 실적을 중시해 의사결정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세부 사항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닛케이는 “한국 기업들의 일본 진출이 늘어나는 만큼 철수 사례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며 “정부 기관과 민간 차원의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