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원숭이 한마리 3000만원↑, 가격 고공행진…무슨 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2일, 오후 03:1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바이오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임상시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실험용 원숭이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AFP
FT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실험용 원숭이 가격은 지난해 평균인 10만 3000위안(약 2100만원)에서 15만위안(약 3100만원)으로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이후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면서 최근 몇 달 사이 가격이 급등했다고 FT는 전했다.

UBS의 첸첸 제약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투자에 힘입어 2025년에 훨씬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며 “동시에 원숭이 공급은 제한돼 있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 바이오테크 임원은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일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원숭이 부족으로 프로젝트를 몇 달씩 지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후기 단계로 진입하는 약물들이 늘어나면서 해당 단계에서 원숭이들이 더 많이 필요해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 가격은 팬데믹 이후 요동쳤다. 2022년에는 마리당 18만 8000위안(약 3900만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바이오테크 산업 전반 투자 위축으로 급락했다. 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 기간 사육 업체들은 원숭이의 개체 수를 늘리지 않았고, 그 결과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임상시험에 적합한 단계까지 원숭이를 키우는 데 약 4년이 걸린다.

그러는 사이 중국 바이오테크 업계는 활력을 되찾았다. 지난해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포함한 해외 제약사들과 사상 최대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산업 전반에 대규모 자본이 유입됐다. 동시에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도 잇따랐다.

수요가 워낙 강해지자 연구소들이 임상시험에 원숭이를 재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특정 시험에 한해 허용되지만 반드시 일정 ‘휴지 기간’을 거쳐야 한다. 바이오테크 투자자들은 실험에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 데이터를 좀 더 신뢰한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약품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안전성 시험에서 원숭이 사용 요건을 최근 완화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첸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원숭이 시험 방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단이 없다”며 “AI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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