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사망자 7명으로 늘어…정부, 강경진압 가능성 시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2일, 오후 05: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에서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보안군의 충돌이 격화하며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사망자 수도 최소 7명으로 늘었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BBC방송, NPR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통화가치 폭락 및 이에 따른 생활비 급등 등에 항의해 상인들이 시작했던 시위가 이날 농촌 지역까지 번졌다. 시위는 닷새 동안 지속됐으며 대학생 등 청년층까지 가담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참가자 규모가 커지면서 시위도 격화했다.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시위대와 보안군이 시가전을 벌이고 차량에 불타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대다수 시위 참가자들은 국가 최고지도자의 통치 종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는 군주제 복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보안군 양측에서 총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전날 이란 남서부 로르데간에선 현지 경찰이 시위 주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2명이 목숨을 잃고 여러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날 서부 로레스탄주의 쿠다슈트에서도 시위에 대응하던 바시지(Basij·친정부 민병대) 1명이 숨지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군인 13명이 다쳤다.

이날은 이란 서부 로레스탄주 아즈나에서 시위대가 경찰 본부를 공격해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외에도 중부 이스파한주 쿠흐다슈트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과정에서 남성 1명이 사망했다.

NPR은 “사망자는 주로 이란 원주민인 루르 부족이 주로 거주하는 4개 도시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아즈나 역시 거주민 대부분이 루르 부족이다.

현지 언론에선 로르데간 및 아즈나 사망자들이 시위대인지 보안군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인권단체 헹가우는 로르데간에서 숨진 2명이 시위대라고 주장하며 신상을 공개했다. 또한 이란 국영매체는 쿠흐다슈트에서 숨진 남성이 IRGC 소속 보안군이라고 전했으나, 시위 참가자들은 시위대 중 한 명이 보안군 총격에 사망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시작됐다. 이란 리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환전시장과 상점가 상인들을 중심으로 항의가 번졌고, 30일엔 대학생들이 가세한 뒤 반정부 시위 성격을 띠며 여러 도시로 확산됐다. 다만 테헤란에서의 시위는 소강 상태다. 이란 정부가 일부 지역에 치안 병력을 대거 배치해 추가 확산을 저지하면서다.

이란 정부는 또 시위 확산을 진정시키기 위해 1일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하고, 전국의 학교·대학교·공공기관 문을 닫았다. 표면적으로는 한파에 따른 에너지 절감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많은 이란인들은 시위를 억누리기 위한 의도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2022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지만, 당시만큼 큰 규모는 아니다”라면서도 “사망자가 발생해 이란 정부의 대응이 한층 강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수드 페제쉬키안 이란 대통령은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검찰총장은 “불안정을 조성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진압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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