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칼질’…맘다니, 취임 즉시 전임 행정명령 15개월치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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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03일, 오전 07:0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전임 시정의 핵심 행정명령을 일괄 폐기하며 강력한 ‘리셋’ 신호를 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1일(현지시간) 뉴욕시청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주·무소속) 상원의원으로부터 뉴욕시 제112대 시장으로 공식 취임 선서를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취임식 직후 전임자인 에릭 애덤스 전 시장이 2024년 9월 26일 이후 발령한 모든 행정명령을 철회하는 지침에 서명했다. 해당 날짜는 애덤스 전 시장이 연방 부패 혐의로 기소된 날이다. 이 혐의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미 법무부가 기소를 취하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맘다니 시장은 “그날은 많은 뉴욕 시민들이 정치가 더 이상 자신들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이라며 “새 행정부는 분명한 단절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회 대상에는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스라엘 관련 행정명령들이 포함됐다. 시 공무원과 산하기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이나 투자 철회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와, 반유대주의의 정의를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IHRA) 기준에 맞춰 확대 적용한 명령이다. 해당 기준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일부 비판까지 반유대주의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애덤스 전 시장은 이들 조치가 뉴욕시 유대인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맘다니 지지 진영과 일부 시의원들은 임기 말에 내려진 ‘정치적 방어막’이었다고 반박해 왔다. 맘다니 시장은 이스라엘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온 인물로, 팔레스타인 인권을 지지하는 ‘보이콧·투자철회·제재(BDS)’ 운동의 공개적 지지자다.

맘다니 시장은 반유대주의 논란에 대해 “일부 유대계 단체들 역시 지나치게 광범위한 정의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며 “유대인 뉴욕 시민을 실제로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애덤스 시절 신설된 ‘반유대주의 대응 사무국’은 유지하되 조직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유대계 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UJA 뉴욕 유대인 연맹과 뉴욕 랍비 협의회는 공동 성명에서 “중요한 반유대주의 방어 장치를 되돌린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뉴욕 시민자유연맹은 “애덤스 행정명령은 결함이 있고 지나치게 포괄적인 반유대주의 정의를 채택했다”며 맘다니 시장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 단체는 또 연방 이민 당국의 라이커스섬 교도소 접근을 허용했던 애덤스 시절 명령의 철회도 지지했다.

맘다니 시장은 취임 첫날 주택 정책에도 곧바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주택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분석하고, 주택 건설이 가능한 시 소유 토지를 전수 조사해 올여름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주거 문제는 그의 선거 캠페인 내내 핵심 의제로 꼽혀 왔다.

뉴욕시장은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 집행은 물론 시 조직 개편과 규제 방향까지 폭넓게 좌우할 수 있다. 취임과 동시에 전임 시정의 행정명령을 대거 무효화한 맘다니 시장의 선택은 ‘속도전’을 택한 새 행정부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낸 조치로, 향후 뉴욕 시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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