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드론 150대 투입…'13년 독재' 3시간 만에 무너졌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4일, 오후 07:0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부부가 3일(현지시간) 미국 특수부대에 의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후 뉴욕 구치소에 수감됐다.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이번 체포 작전은 미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 요원들이 구조물 모형까지 제작해 반복 훈련한 끝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미국 대형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의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작전의 적법성을 두고 안팎으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유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밤중 침실서 끌어내…뉴욕 구치소 수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이번 작전에 앞서 수개월에 걸친 준비 과정이 있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8월부터 현지에 팀을 파견해 마두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 CIA는 그의 동선을 감시할 수 있는 인적 정보원뿐만 아니라 스텔스
3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앞에 무장한 경찰관들이 서 있다.(사진=AFP)
무인기(드론)도 동원했다.

지난해 9월부터 미 국방부는 카리브해에 12척에 달하는 함대를 집결시켰다. 그해 11월에는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와 미사일 구축함 3척이 도착하면서 약 5500명의 병력이 추가됐다. 기존 배치 병력을 포함하면 총 1만 5000명이 넘는 병력 규모로, 이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이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미군 증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에 작전 수행을 며칠 전 승인했지만 정확한 시점은 담당자들에게 맡겼다. 기상 여건으로 작전은 연기됐다. 날씨가 호전되면서 군 지휘관들은 적기가 찾아왔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최종 출동 명령을 내렸다.

이후 서반구에 있는 기지 20곳 이상에서 드론, 전투기, 폭격기를 포함해 약 150대의 군용 항공기가 동원됐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담당한 병력을 태운 헬리콥터들은 탐지를 피하고자 목표까지 수면 약 30m 위로 저고도 비행했으며, 미국은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 일부 지역의 전력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마두로 체포 임무는 미 육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가 주도했으며 ‘나이트 스토커’(Night Stalkers)로 불리는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가 지원했다. 이날 델타포스의 급습은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 해군 네이비실 팀 식스(SEAL Team 6)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 이후 가장 위험한 미군 군사작전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특수부대가 마두로의 안전가옥을 진입해 그의 침실에 도달했을 때 마두로 부부는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대피소로 도주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안전한 곳으로 가려 했다”며 “아주 두껍고 무거운 문이었지만 그 문을 닫는 데 실패했다. 문까지는 갔지만 닫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마두로가 체포된 이후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군 병력과 함께 체포 절차에 동행했고, 헬기들은 다시 거점으로 복귀했다. 마두로는 헬기에 태워져 오전 4시 29분 카리브해에 있던 미 해군 군함 이오지마함으로 이송됐다.

이날 밤 미국으로 압송된 마두로는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내주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마약 및 무기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3일(현지시간) 미군에 체포된 후 미 해군 이오지마함에 탑승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소셜미디어)
◇ 국제법 위반 논란…유가 영향 ‘주목’

이번 작전은 외국 영토를 공격해 정상을 체포·압송했다는 점에서 국제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다. 국제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이나 자위권 행사 같은 제한적인 예외를 제외하고는 국제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금지한다. 마약 밀매 등은 범죄 행위이나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할 수 있는 무력 분쟁의 국제적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이미 기소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조치가 적법한 행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축출 이후 새 정부로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대형 석유 회사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며 이를 통해 과도 통치와 국가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를 두고 국제법 전문가들은 법적 쟁점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스이스턴대의 제러미 폴 법학 교수는 “법집행 작전이었다고 말해놓고 나라를 운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이란, 중남미 국가들은 일제히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에 우려를 제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미국의 행동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시장에선 이번 작전이 단기적으로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유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 재개 등으로 이어져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넥스자산운용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법적 쟁점을 두고 논쟁이 이어질 수 있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안은 막대한 규모의 석유 매장량을 활용할 길을 열 기회다”며 “이는 이란과 러시아에 일종의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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