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중남미 영향력 뺏겼지만…대만 침공 논리 강화한 中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5일, 오전 10:0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우회 지원을 받았던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공습을 받으면서 중남미 영향력 확대를 꾀했던 중국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미국이 서반구에 집중하는 ‘신(新) 먼로주의’를 본격화해 중국의 대만 침공 논리를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모하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두고 “이번 조치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모든 국가의 주권과 안보는 국제법에 온전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일방적인 강압적 행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어떤 나라도 세계의 경찰이나 국제 재판관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의 마두로 전 대통령 강제 구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은 마두로 전 대통령 부부를 즉시 석방하고 베네수엘라 체제 전복을 위한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5일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은 미국과 달리 다른 국가의 정치나 체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극명히 대비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중국의 반미 동맹 강화 시도에 강력한 경고를 메시지를 줬다는 평가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 1위 국가로,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페루 항만과 볼리비아 리튬, 브라질 대두 등 남미의 전략 자원에 관심을 보여 왔다. 베네수엘라의 체제 불안이 중남미의 다른 반미 성향 국가로 번질 경우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은 약화하게 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향후 베네수엘라의 체제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관망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핵심 이익국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부담을 주는 행위는 득보다 실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으로 중국의 역내 군사 개입에 대한 명분도 약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에선 대만 독립 세력이 미군의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한 일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결국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은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브 나흐만 대만국립대 정치학과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향후 대만에 대한 조치를 정당화하는 데 더 많은 명분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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