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만배럴”…트럼프 베네수 석유 이권 접근 본격화(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후 01:5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가 최대 5000만배럴의 원유를 미국에 넘길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현재 시장 가격 기준으로 약 28억달러(약 4조 500억원)의 가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체포·압송으로 시작된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 접근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과도 정부가 제재 대상인 고품질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에 넘기게 될 것”이라면서 “이 원유는 시장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그 판매 대금은 대통령인 내가 직접 관리해 그 자금이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용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에게 이 계획을 즉각 실행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해당 원유는 저장선으로 운송돼 미국 내 하역 부두로 직접 반입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그 주변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뤘음을 보여준다”면서 “동시에 이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구매자이자 긴밀한 협력국인 중국에 타격을 주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사실상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 제재가 해제 수순을 밟는다면 중국이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거액의 대출을 해준 뒤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으로 최근 20년 가까이 저렴하게 원유를 확보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다시 사들이면 당초 중국으로 수출될 예정이었던론하리스 쿠르시드 화물도 재배치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세계 최대 규모 매장량인 약 3000억 배럴 규모의 석유를 보유했지만 장기간 관리 부실과 다수 외국 석유 기업의 철수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은 하루 약 90만 배럴로, 전 세계 하루 석유 소비량의 1%에도 못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물량은 미국의 제재 이전 기준 베네수엘라의 약 30~50일치 원유 생산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가 생산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베네수엘라에는 지난달 미국의 유조선 봉쇄가 시작된 저장 탱크와 계약된 선박에 선적되지 못한 원유가 쌓여 있는 상황이다. 석유시장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봉쇄 장기화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는 점점 더 저장할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유 기업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아직까지 생산과 수출을 이어가는 미국의 유일한 대형 석유회사 셰브론이 베네수엘라 항구인 호세와 바호 그란데로 향할 최소 11척의 선박을 이미 예약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카고 카로바르 캐피털의 하리스 쿠르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000만배럴의 규모가 상당해 보일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작은 규모”라며 “이는 일회성 유입이지 구조적인 공급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국제 원유 가격의 주요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은 한때 2%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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