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비만약 넘어 확장…1.7조에 벤틱스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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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7:0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로 승승장구하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일라이 릴리의 대표 약물인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모습 (사진=일라이 릴리 홈페이지)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벤틱스 바이오사이언스를 12억 달러(약 1조 7400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블록버스터 당뇨병·비만 치료제를 넘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릴리의 행보로 풀이된다. 양사 간 거래는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할 전망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벤틱스는 만성 염증을 조절하는 ‘NLRP3 억제제’ 기술을 보유한 임상 단계 바이오 제약사다.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 경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심장대사·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특히 벤틱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VTX3232’는 최근 2상 임상에서 심혈관 위험 요소를 대거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파킨슨병 대상 2상 바이오 마커 연구도 완료했다. 재발성 심낭염 치료제 ‘VTX2735’도 2상 개발 중이다. 릴리의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최고과학제품책임자 겸 연구소장은 “염증이 많은 만성 질환의 핵심 동인이라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벤틱스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은 만성 염증 관련 질환에 더 나은 치료 옵션에 대한 중대한 필요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벤틱스의 라주 모한 최고경영자(CEO)는 “릴리는 혁신적인 경구용 약물에 대한 열정과 광범위한 미충족 수요를 채울 새로운 치료제를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지닌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다”고 평가했다.

릴리의 인수 가격은 주당 14달러로 지난 5일 장 마감 기준 30일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 대비 약 62% 프리미엄이다. 벤틱스의 주요 투자자인 뉴사이언스벤처스 관계사와 전체 이사진·임원진은 거래 승인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하는 의결권 지지 계약에 서명했다. 이는 벤틱스 발행 보통주의 약 10%에 해당한다. 시장에선 이번 거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벤틱스 주가는 인수 보도 당일 36.6% 급등 마감했고 릴리 주가도 4% 넘게 올랐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카터 굴드 애널리스트는 “12억 달러는 릴리에 중요치 않은 금액이다”며 “릴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혁신적 기회에 투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릴리의 심장 대사 프랜차이즈에 잘 부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릴리의 새해 첫 주요 거래다. 릴리는 지난해 GLP-1 계열 약물인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폭발적 매출 증가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두 약물은 전통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능가하는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릴리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제약사로 올려놓았다.

최근 1개월 벤틱스 바이오사이언스 주가 추이 (단위: 달러, 자료: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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